2008년 8월 26일 화요일

베레니체의 미투데이 - 2008년 8월 27일

  • 조금은 정신없이 지나갔던 며칠. 볼 책이 두배로 늘었다. 시마다 마사히코가 90%. 내일을 위해 잠드는 거 말고, 포만감 속에 잠들고 싶다. 여운이 남아 잡으려 애쓰는 시간이란, 해충… 뭐 한 마리쯤은 나비처럼 기를 수도 있겠지. 그치만, 많아질수록 난잡해지는 걸.(시마다 마사히코 불면증)2008-08-27 02:4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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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8월 21일 목요일

베레니체의 미투데이 - 2008년 8월 22일

  • 어제는 오지은 공연을 보러 갔다. 슬프게도 시디랑 디카를 놓고 갔다. 함께 간 친구와 섭섭하게 헤어졌다. 직시하기 부끄러운 불안감. 어딘가 밟으면 개미지옥이 될 것 같은, 난 간지러운 걸 좋아한다. 쾌락과 한의 게이지가 동시에 상승한다. 힘이 난다? 이럴 줄 알았지. (오지은 청각의 힘 나의 예감)2008-08-22 02:5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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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8월 14일 목요일

베레니체의 미투데이 - 2008년 8월 14일

이 글은 베레니체님의 2008년 8월 13일의 미투데이 내용입니다.

2008년 8월 13일 수요일

베레니체의 미투데이 - 2008년 8월 13일

  • 심야에 본 닥나(이건 오마케, 화장 지워지는거 미치겠다 ㅋㅋㅋ). 배트맨의 최강점은 맷집-_- 육체적으로도 물론 정신적으로도. 배트맨의 강박증, 조커의 히스테리, 투페이스의 분열증… 온통 신경병자만 모아놓은.(다크나이트)2008-08-13 13:10:16
  • 8월 10일. 유다 생일 모임 속의 (확실히 사진으로 보면 마르긴 했구나 ㅠ me2photo)2008-08-13 19:19:46
  • 공의경계에 대한… 정말정말 동감하지만, 팬이 되어버렸으니. ㅋㅋㅋ 그리고 깊이라는 게 어디에 있나. 모든 정의와 아름다운 게 선언과 환상으로 그치는데. 실천 및 구현되지 않으면 1류든 3류든 같은 표면상의 레벨. 도피가 되지 않길 바랄 뿐이야. 팬도 그렇고. (공의경계)2008-08-13 22: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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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8월 12일 화요일

베레니체의 미투데이 - 2008년 8월 12일

  • 고양이를 소재로 한 단편소설집. 이런 서브컬쳐 출신 치고는 책도 예쁘고, 내용도 동인지에서 기대하는 수준 이상. 다소 센티멘탈 측면이 강해서 거슬리긴 하지만, 무엇인가 애호하는 마음으로 모여질 수 있던 글들이니까, 이해해야지. 그런데 넌 아직도 이런 게 치기로 보이니?(달과 아홉냥 환상문학웹진 거울 장르문학 고양이)2008-08-12 20:4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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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레니체의 미투데이 - 2008년 8월 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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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8월 4일 월요일

후회

후회

이 처진 얼굴로 내려보듯

찌푸린 잿빛 하늘은 여전히


마음이, 비처럼 흘러내린다

감정이란……

그건 단지 떨어지는 빗소리처럼

늘 잊게 되는 심장 소리


이미 사랑을 잊은 지 오래

흐르는 물줄기를 거슬러 걸어갈 뿐

아무 아픔도 주지 못하는

빗방울을 맞으며


미련 없는 마음은 그대로인데

아무 아픔을 주지 못하던

빗방울이 흐르는 얼굴은 그 대신

문득, 추위를 느끼네


저 희미해지는 입김처럼

빗줄기가 흘려 버린 전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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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원항체반응연습

 

  항원항체반응연습

 

  AD 1906 (아폴리네르 쇤베르크)

 

  이제야 그는 부적을 찾아냈다

 

  사방팔방 온통 무채색(벽?) 어딘가 틈새

  닥종이 주사 책갈피에 낀 마른 청개구리 때 묻은 만원 지폐 11000 고르게 으깨진 빛깔 수정 담뱃재 채찍

 

  20세기 책들이 그의 머리 위로 쏟아져 내린다

 

  부러진 성냥

  불장난

  야바위꾼의 재빠른 손길

  짝사랑에 보내는 붉은 눈길

  휘슬 불기 직전 축구 심판

  손바닥에 박힌 동전 전기톱처럼

  우렁차게 상처 남기며 태우리라

 

  이제야 그는 촛불을 켠다

  이제야 그는 촛불을 끈다

 

  굳은 촛농은 얼어붙은 잿물처럼 녹아버린 활자들 머리 속에서

  잘 갈린 스케이트 날처럼 시간을 미끄러져나가는 기념품

  줄 잘린 단두대처럼 시간에 박힌 기념품

  촛농이 흘러내리듯이

  앉은 그는 조금씩 다른 각도로 둥근 부적들을 벽에다 굴린다

  축구공처럼 구르는 그의 머리가 외친다 절대 쓰러지지 않도록

  나머지가 일제히 답한다 예 어머니

 

  양 골대가 붙어 있는 휘어진 그라운드에 선 선수 열하나 심판 하나

  (혹은 열두 개의 공)

 

  이제 그는 일어나

  부푼 가슴에 고인 묵은 일기장을 꺼내어

  갓낫아기를 씻기듯 소경 점자문을 읽듯 성냥불 붙이듯이

  페이지를 넘긴다 스쳐가는 글씨들 활동사진처럼

  얼굴을 표정을 대신하고 일기장에서

  피어오른 먼지 방 틈새에서 나오는 빛에 프리즘 효과

  그는 볼 수 없다 책갈피처럼 남겨진 지문도 부서지길 원하니까

 

  이 힘을 너는 사랑한다 너를 펼치는 바람

  (혹은 네 머릴 꺼트릴)

 

  다시 그는 일어나 오늘 허락된 페이지를 펼쳐 적어간다

  배후의 그로부터 나는 도망쳤다

  내가 딛을 징검돌은 별자리 건반 아닌 컴퍼스형 지진계

  그는 내 손짓 대신 목소리 대신 얼굴을 발밑을 파낸다

  그는 나를 뒤집는다 그리고 얼굴을 확인한다

  수음하듯 손가락에 걸린 CD에 비친

  그는 편도선 잡힌 사람처럼 토하리라

 

  (음악 레이저 믹서에 넣은 머리)

  나는 어머니의 방에 있었고

 

  (혹은 항원항체반응연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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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낚시

하늘 낚시

 

중심선을 축으로 회전시킨 동그라미처럼

투명하게 밀폐된 어항에 담겨

하늘 높은 곳에서 떨어트린 물고기처럼

두려워하는가 이름 없는 그대여

물 속 깊은 곳 살던 물고기처럼

운명처럼 투명하게 용해된 이름들을 지켜보며

다만 이해하려하는가 이름 없는 것만을 사랑한

이름 없는 그대여 둥근 거울처럼 세계를 감싼 하늘 아래

경계에 핀 꽃이 사냥꾼에게 짓밟히듯

물가에 선 그대는 스스로를 하늘에 미끼로 던졌다

그대가 투명한 모호함으로 먼지 같은 무의미를 감추듯

미끼가 하늘에 반사된 이름들을 구름 같은 의미로 뭉치듯

지표에 가까워질수록 점점 더 빠르게

매순간 확대되어 변화하는 세계의 모습이 맺힌

어항 속을 유영하는 그대여 두려워하는가

목표를 직시하는 사냥꾼의 눈동자처럼

둥근 어항이 끌어내리는 구름이 칼끝처럼

사랑의 절정처럼 그대에게 내려 꽂히는 순간을

두려워하는가 그 침착하게 도취된 순간을

 

2003.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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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그림자

하늘그림자

 

 

그림자가 온다

이미 지나친 길로

어쩌면 마주할 수도 있다

검은 태양의 세계라면

그림자는 하얗다

 

별 하현의 달

구름 위로 떠오르는 얼굴

바람이 불지 않는 유리의 방

중력이 사라지길 바랐다

 

함께 움직이는 작은 집

슬픈 일도 즐거운 일도 없는

잠이 든다 어디에서나

함께 뒤돌아본다

 

사람들이 멀리 달아난다

발바닥이 간지럽다

바람처럼 부드러울 속삭임

여기는 흰 빛의 세계

 

날이 밝아온다

유리벽 너머까지 이어진

그림자 허리를 일으키는

그림자 벽을 톡톡

두드리는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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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라밋 파워

피라밋 파워

죽음을 가두는 무덤과… 되살아나는 칼날.


불사는, 군림자의 구극(究極).

모래바람이 나르는 한(恨)을

햇살이 아무리 유린하여도 나는

동정하지 않았다.


공백들, 하늘의 푸르름― 그 공백들 때문에, 나는 질리도록, 구름을 원했다.

가려줘, 땅에 끌리는 낡은 코트

하늘을 엿볼 수 있는 동시에 자신을 가릴 수 있는

훔친 코트, 트렌치 코트, 햇살이 어깻죽지를 찢어 놓아도

무례한 사막이 뜯어먹어도 버리지 못한―

나는 비를 기다려야 했다.

멀리멀리 구름 따라 도망치며


비, 떨어질 그것을, 아아. 비.

모래 속에 침몰해도 좋으니, 아아. 비, 그것을.

모래의 폭풍이 데려가겠지? 저 높이 미친 하늘이라도 좋으니!

뱀과 전갈과 선인장이 빛나는 밤하늘을

언제나 난 그리워했어.


그것이 되살아나기를

너희는 날 제물로 비치지

이 자살자의 왕국에서, 왕은 최초의 제물.

하늘을 태울 벼락을 기다린다―

나의 재를 너희가 맛볼 수 있을까?

폐허만이 남을 이 곳, 나 스스로 부술 이 곳으로

절대 돌아오지 않아.

오직 저 탐욕스런 사막만이…

날 안아주겠지.


죽음을 가두는 무덤과

되살아나는 칼날로―

불사의, 고통.



피라밋 파워 :

어렸을 적 읽었던 피라미드에 대한 내용 중, 피라미드의 형태가 시체를 부패하지 않게 하는 힘이 있으며, 또한 피라미드의 모형 내부 어딘가에 면도날을 놓으면 날카롭게 재생된다는 효과가 있다(미국에선 특허까지 받았다던데)는 기억에서.

                                                     2002. 05.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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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사나기의 화장실


쿠사나기의 화장실

 

 


빨간 원피스의 그녀

빨간 입술의 그녀

컬러링처럼 말하는 그녀

대답이 없는 그녀

열리지 않는 그녀

 


고독히 걸어가며

 


그녀는 서성거려

방향제처럼 화장실을

집중하는 법이 없지

그녀의 눈 환풍기처럼

시선의 소화분해활동

 


악을 낳지 않으며

 


그녀는 모호만 좋아해

혀가 강조되지 않게

살짝 열리는 입술

모호모호모호모호모호……

우리는 화장실에서 만났지

 


원하는 것은 적다

 


초칠한 지퍼처럼

창백한 그녀의 이마

소리가 나면 싫거든

곁눈질처럼 가늘고 수줍게

욕망은 잔변처럼 남아

 


숲 속의 코끼리처럼

 


우리는 자주 스쳤지

그녀는 항상 거기에 있어

하나의 상징으로 욕망의 표지로서

산소 같은 그녀

모호해진다는 것 아름다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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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크리트

  콘크리트

 

 

  그것은 어디에나 있다. 지금까지도 남아 있는 로마의 가도가 모든 것을 통하게 하였듯이, 콘크리트는 모든 것을 담고 있다. 방부제나 포르말린처럼 형체는 그대로 보존시킨 채로, 동시에 키메라의 모습처럼 자갈이나 철골은 골재로서 콘크리트를 지탱한다. 근육 역할을 하는 것은 물로 갠 돌가루가 굳어가는 과정에서 거푸집에 새긴 무늬로 미적 효과를 노릴 수도 있다.

 

  콘크리트의 성분은 모두 자연에서 추출되었지만, 만드는 흐름은 전적으로 인간적이다. 금속은 녹여지고, 틀에 고정되고, 차가운 물로 담금질되지만 콘크리트는 부서지고 물과 섞인 다음에 틀에 고정되고, 뜨거운 공기로 담금질된다. 콘크리트는 재활용하기 어렵다. 콘크리트의 살을 파괴하더라고, 굳은 돌가루는 골재들에 달라붙어있다. 고정관념에 사로잡힌 인간의 뇌처럼.

 

  콘크리트가 무를 때, 물에 섞인 접착제는 악취를 뿜는다. 수분이 전부 기화되어야 냄새는 사라진다. 하지만 완성된 콘크리트에서도 미세하게나마 가스는 흘러나온다. 나는 콘크리트의 육면체 안에서 자판을 두드리고 있다. 매우 익숙한 공기를 마시며, 고운 픽셀로 만든 벽과 공기를 누비며, 나 자신의 존재가 그것과 연결되어 있다고 믿으며, 나 자신의 육체와 정신을 컨트롤 할 수 있다고 확신하며.

 

  그런데 콘크리트의 주인은 누구인가. 그가 말할 수 있다면 좋으련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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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전

              침전- 중력의 한계

 

 

식어 가는 블랙 커피,

중력의 향수를 떠올린 나…

떠오르는 얼굴은

야멸치게 늙을

아이.

 

필시

자라날 혀,

간신히 파문을 일으키는

은근한 속삭임을 그치지 않아,

자기 눈동자를 핥을 때까지는……

자신의 화상을 고소히 맛 볼 오찬을 들며

자라날 혀.

 

살인의 흥분처럼…?

달아오른 블랙 커피에 물든,

중력을 그리워하는 자정의 상공에 널린

질기게 반짝거리는 지상의 공상.

 

반짝이는 모든 것은 금이었다, 이 것이

고통을 간수했던 늙은이의 유언.

되살리고픈 정경을 위해

유언으로 전락한 잠언들―

 

금이 간 하늘도 밤낮으로 빛나지만,

블랙 커피 표면을 서성이다

수군대며 선명해지는 음영은 자신만을 안다.

정밀한 이기심,

거짓 빛들에 그을리고 중력에 늘어지는

나날이 자라났던 혀는

이제 내심에 닿기를 원한다.

 

물론 올려다 볼 의무는 없지,

노활한 지하를 관통할 순간까지

중력은 나의 힘.

 

 

2002.11.27. / 20023262 김종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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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문을 닫기 전 중얼거리다

창문을 닫기 전 중얼거리다

 

진실한 환상에서

하얀 방은 꿈처럼 깨어난다

방금 문장은 아무것도 의미하지 않는다

하얀 천장에 박혀있는 전구처럼

진공관 속에 갇힌 두개골처럼

 

지난밤을 하얗게 지샜다

지친 전등은 태양에게 표정을 빼앗긴다

두개골은 누구에게 돌아가 있을까 궁금하여

창문을 열었을 때 처음 보이는 것은

방충창 바깥 달려있는 죽은 벌레들

 

태양은 이미 중천이다 잔인하게도

가구도 문도 아무것도 없는 하얀 방은 적나라하게도

원색의 도시를 바라본다 모눈금 그어진

열리지 않는 방충창의 모눈들 거쳐서

 

모눈들을 보려면 중용(中庸)이 요구된다

너무 멀리 너무 가까이 모두 아니된다

만족해야 한다 중간 위치에

모눈 속에 유동하는 원색의 도시

모눈이 곧 두개골이다 추억을 담는

 

모눈조각 풍경을 하나씩 집어든다 기억해낸다

맛본다 혀는 원색으로 물든다 무지개처럼

기억해야 한다 최초 무채색의 도시를

모눈퍼즐은 이미 흐트러졌다 스스로

 

흐트러진 큐브로 세워진 도시의 거리

추억을 위하여 사람들은 키스를 한다

텅 빈 캄캄한 모눈조각마다 누군가의 하얀 얼굴을 채워 넣고

희미한 빛만을 허락하는 큐브 속의 나에게는

지금이 곧 황혼이다 태양은 아직 중천이라 하나

 

다시금 전구 속에 얼굴을 기억할 시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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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비

 

죽은 비

 

우리가 어디서 왔는지 알고 있다

허나 당신은 어디로 갈지 모른다

 

不滿足은 달린다

그처럼 긴 다리도 없을 것이다

그리고, 곧 비가 내려요

구체화되지 못한 언어들처럼 부푼 구름

머리 속에도 치밀어 오르지요

그래도, 不滿足은 달린다

의심하기보다는 달린다

홍수로도 언어들은 죽지 않으니까요

우리는 지금도 교접하고 있어요

자신을 죽이느니 차라리 복제하세요

 

상처 입히지도 참지도 말고

그런 불은 가져오지 마세요

 

드디어, 견디지 못하고 무너집니다

걱정 말아요 죽지는 않으니까

눈가에 스치는 빗방울 속에 담긴 당신

그렇게, 그래도 말한다, 순간에 대하여

 

아, 들려요? 동시에, 자신 있나요?

하, 아직도 의심해요?

당신 주위를 도는 우리를

걱정 말아요 잘 길들였으니까

다 같이 말해요, 순간은 함께 할 때 영원하다!

 

또 다른 자신을 죽이는

과거의 후회와

현재의 불안과

미래의 의심은

이제 없습니다

 

행복한 밑바닥에서 말한다

 

2003.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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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사위는 던져졌다

 

주사위는 던져졌다

 

나, 시는 패러디

시부저기 널린 일곱 번째 날들에 대해

너, 사랑은 메타포

모퉁이가 날카로운 주사위

 

너는 만들었고 나는 매달리지

시부저기 널린 일곱 번째 날들의 위로

던져진다, 죽을 확률은 육분의일……

하늘만 보았으면 좋겠어

던져진다, 죽을 확률은 육분의이……

하늘만 보았으면 좋겠어

던져진다, 죽을 확률은 육분의삼……

하늘만 보았으면 좋겠어

던져진다, 살 확률은 육분의사……

영원히 묻었으면 좋겠어

던져진다, 살 확률은 육분의오……

영원히 묻었으면 좋겠어

던져진다, 살 확률은 육분의육……

영원히 묻었으면 좋겠어

시부저기 더욱 파괴된 일곱 번째 날들

 

모퉁이가 날카로운 주사위

너는 만들고 나는 매달겠지

뾰족한 십자가에 전시된 연인처럼 달콤한

입 속에 맴도는 음모 그리고 스캔들

 

선택한다, 치아를 더럽히는 작은 자유시간

던져진다, 날카로운 모퉁잇돌 위에서 이미지들

 

                                    2003.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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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송

전송

 

(낡은 축구공을 안고 있는 사람이 절벽에 서 있다)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까, 안절부절하며­)

 

나는, 이미, 많은 걸… 잊었어. 내가 사람을, 다른 사람들을, 구별할 수 있는 방법은… 이름과 얼굴 뿐야. 넌 누구지? 나머지는 다 뒤섞여 버렸어… 다 그게 그거같아… 그래도… 너는 여전히 아름답지. 말해봐 난 어디까지 온걸까. 어느새 공 차는 법을 잊어 버렸나봐. 무엇을 하며 여기까지 온거지 정말. 춤을 추었던가? 노래를 했던가? 아, 주먹질을 했나? 아니면… 침대에서 뒤척였었나. 너의 그 뒤척거림만큼 세상은 굴러갔지… 그래도 그땐 내 힘으로 움직였어… 이제부터는, 전부 너 때문이야, 머리가 나빠지는 것도, 늙어가는 것도 전부! 네가 두려워… 나, 흐름 자체로 변해가고 있어, 두려워 나 자신마저 잊을까 두려워, 너는 그저 흘러갈 뿐인가. 그래도 공은 굴러가고… 저 파도는 여전히 아름답고… 하지만, 절대 널 불러낼 수 없으니… 너는 언제나 내 앞에 있는데… 겨우, 겨우 이렇게 지껄일 뿐이라니……! 그런데, 너는 뭘하고 있지, 가버려, 어디론가 멀리 꺼져버려! 그럴 수 없다면, 날 죽여버리던가. 피 흘리는 나를 안고 울어줘… 그 정도는 가능하잖아…? 제발… 나는 말야… 너에게 아무것도 바라지 않아. 넌 날 여기로 불러냈지만, 그 이상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걸 잘 알아. 네 인생은 아주 사소해, 모든 걸 나한테 바쳤으니, 네 얘기는 항상 시시껄렁한 푸념에 불과했지, 너는 세상 다른 사람의 짜집기일 뿐이야. 그렇게 네 말이 그저 진지한 농담이라면, 내가 왜 귀담아 들어야 하지? 부탁이야. 지금 안고 있는 걸 버려, 그건 너의 짜집기일 뿐이야. 더러움으로 위안을 삼지마. 넌 지금도 충분히 더러워. 한 걸음만 더 가까이 와. 스스로에게 한계를 씌우지 마. 한 걸음만 더 가까이 와… 비록 네가 갇혀있어도… 네가 움직인만큼 공은 굴러가니까… 여전히 하늘은 새파랗지… 비가 올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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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화상

자화상

 

 

내 제일 친한 친구는 도살자

그는 일곱 자루의 칼이 있었지

오랜만에 눈이 그친 어느 겨울

길에는 눈이 잔뜩 쌓여 있었고

발자국 없이 그는 찾아왔지

언제나처럼 일곱 자루의 칼만 가지고

 

그는 외출할 때도 칼을 놓지 않았어

외투 안을 들킬까봐 무서워했지만

그럴수록 이웃에게 반갑게 인사했지

애써 피냄새는 지우지 않은 채

그는 나를 꼭 안아 주기도 했어

처음 본 날처럼 손은 차가웠지만

 

겨울은 길었고 길은 두꺼워졌어

사람도 자동차도 없는

대로에서 우리는 술을 마셨지

눈은 그치지 않았고 나는 기침을 했어

그는 자기 외투를 주었고 나는 그를 찔렀지

우리는 웃었어

 

내 제일 친한 친구는 도살자

그는 일곱 자루의 칼이 있었지

오랜만에 눈이 그친 어느 겨울

길에는 눈이 잔뜩 쌓여 있었고

한가운데 눈사람 하나 서있었지

모두들 눈사람처럼 웃어 보더군

 

겨울은 길었고 길은 두꺼워졌어

사람들은 서로를 잊어갔고

눈사람은 차츰 뚱뚱해졌고

그의 얼굴은 점점 없어졌지

일곱 개의 칼자루가

하나하나 뽑혀나갔거든

 

20023262 김종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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