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투명한 인형의 꿈
쓰지도 않은 기억을 되돌리듯
늙지도 않은 채 영혼을 말하네
손을 잡아 나의 단백질 인형
저격수들 숨겨주는 건물들 쏘다니며
어떤 차원의 좌표라도 어차피 꿈 속
곳곳에 머리카락 흘리면서
스스로를 위증
너는 날 잡을 수 없어
완전범죄를 꿈꾸는 잠든 척 엿보는 눈
가느다란 육신 중 유일하게 늘어지는 머리카락
그것만은 언제나 새것 같아
다시 이어지리라
단백질 재질의 아름다운
머릿속이 텅 빈 인형
상상에 능한 파일럿을 태우고
결코 이륙하지 않고도
가장 꺼리던 적수 지옥을 소환
눈만 감으면 간단히 고독에 빠지는 너
가장 신선한 권태는 눈꺼풀 안에 있어
죽어도 상관없지만 죽을 수 없는 몸
저기에 있다 유일한 즐거움 덫
그곳엔 인형의 다리뼈를 핥는 내가 기다려
이제 눈을 떠
서로를 향한 비상
서로를 향한 추락
접속불가의 오류는 그저 초기화면
한 번 더 손가락으로 건드리면
작동되는 본능 프로그램
땅 속으로 파고드는 머리카락
네 마음이 가둔 지옥을 보여 준다
눈 감으면 인형의 머리 위
바라던 그 이상의 네 모습
스스로의 증오를 견딜 정도 강력하지
지겹다면 가끔 하늘을 보아도 좋아
단백질의 샘 반사하고 넘치고 흐르고 굳는
그치지 않는 가는 비 투명한 언제나 새것
이 글은 스프링노트에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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