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8월 4일 월요일

연극이 끝나면

 

연극이 끝나면

 

연극이 끝나면 커져가는

시답잖은 박수 소리, 짝짝짝…

차츰차츰 내려오는 커튼

지워져가는 관객들의 얼굴

뺨 맞은 듯 얼얼할 얼굴들

헌신짝 같은, 박수 소리, 짝짝짝……

 

연극이 끝나면 커져가는, 어둠

커튼 뒤에 홀로 남은 배우는

그제야 어둠을 맞이하네

그를 감쌀만한 커다란 어둠을

 

여기에서 가면은 필요가 없네

아무도 어둠을 바라보지 않으니

나는 가면을 벗어 던지네

어둠은 아무도 바라보지 않으니

어둠 중에 걸린 가면

이제야 나는 자신을 바라보네

 

배우의 가면은 유리와 같으므로

홀로 남은 나는 이제야 자신을 바라보네

얼굴 없이 매끈한, 아름다운 유령을

어둠 속에서 불거진 어둠처럼

스스로 빛을 내는 가면은

 

                         2003.09.29

이 글은 스프링노트에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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