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8월 4일 월요일

일각수

일각수

 

내 시야 안에서 마음껏 뛰놀아라

자신의 궤도를 알지 못하는 빗줄기들이여.

거부당해도 아랑곳없이, 진흙탕 위를 뒹굴며

어릴 적 가지고 놀던 무지개빛 용수철처럼, 우리 모두.

 

서로를 위로한들 무슨 소용이 있을까?

조각난 빗방울들은, 요동치는 수면에 파문도 남기지 못하니.

누구도 왜 여기에 떨어져 있는지 알지 못한다.

……우산 쓴 머저리들이나 지나갈 뿐이다.

 

물론 신발에 조금의 진흙은 누구나 묻히고 있다, 누구나―

어디론가 흘러갈 것이다, 발을 적시며.

빈틈없는 대지 위를 딛고서, 애꿎은 대기를 찢어 대며.

그러니 솔직하게, 우산 따위 던져 버려라 소리 치고 싶지만.

 

누구도 축축한 어깨를 만지며 갈증을 느끼지는 않는다.

오히려, 저마다 증오가 깃든 눈빛을 감추느라

우산들은 한껏 부풀어 있다…….

하늘도 그 농익은 과실들을 보며 침 흘리지는 않으리라.

 

회색 하늘은― 그들을 조롱하는 것일까, 슬퍼하는 것일까?

비만 개이면, 곱게 시든 우산들은 어디론가 흩어질 것이다.

차곡차곡 쌓인 빗방울의 담 너머로, 서로의 젖은 머리카락을 빗겨 주던

연인 또한 각자의 길을 갈 것이다.

 

회색 하늘은― 프리즘 한조각 던져 주지 않으리라.

마른 목만 자라처럼 내밀고 있을, 머저리들이 아무리 기다려도.

차라리 흠뻑 적신 육신의 눈으로 하늘을 보거라.

비록 더러운 쾌락의 눈물이 고여 있어도.

 

아름다운 형제여, 나는 너의 발 밑에, 너의 눈물을 기다린다.

 

〈*영어로는 유니콘Unicorn. 영국 왕실 문장에 사자와 함께 그려져 있는데, 원형은 아프리카의 코뿔소라는 말을 들었다. 신화 속에서는; 강력한 힘을 지니고 있지만, 처녀에게는 굴복하여 이를 사로잡을 때에는 처녀를 미끼로 쓴다. 즉, 순결함의 수호수.〉

   2003.07.11  

이 글은 스프링노트에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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