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8월 4일 월요일

전송

전송

 

(낡은 축구공을 안고 있는 사람이 절벽에 서 있다)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까, 안절부절하며­)

 

나는, 이미, 많은 걸… 잊었어. 내가 사람을, 다른 사람들을, 구별할 수 있는 방법은… 이름과 얼굴 뿐야. 넌 누구지? 나머지는 다 뒤섞여 버렸어… 다 그게 그거같아… 그래도… 너는 여전히 아름답지. 말해봐 난 어디까지 온걸까. 어느새 공 차는 법을 잊어 버렸나봐. 무엇을 하며 여기까지 온거지 정말. 춤을 추었던가? 노래를 했던가? 아, 주먹질을 했나? 아니면… 침대에서 뒤척였었나. 너의 그 뒤척거림만큼 세상은 굴러갔지… 그래도 그땐 내 힘으로 움직였어… 이제부터는, 전부 너 때문이야, 머리가 나빠지는 것도, 늙어가는 것도 전부! 네가 두려워… 나, 흐름 자체로 변해가고 있어, 두려워 나 자신마저 잊을까 두려워, 너는 그저 흘러갈 뿐인가. 그래도 공은 굴러가고… 저 파도는 여전히 아름답고… 하지만, 절대 널 불러낼 수 없으니… 너는 언제나 내 앞에 있는데… 겨우, 겨우 이렇게 지껄일 뿐이라니……! 그런데, 너는 뭘하고 있지, 가버려, 어디론가 멀리 꺼져버려! 그럴 수 없다면, 날 죽여버리던가. 피 흘리는 나를 안고 울어줘… 그 정도는 가능하잖아…? 제발… 나는 말야… 너에게 아무것도 바라지 않아. 넌 날 여기로 불러냈지만, 그 이상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걸 잘 알아. 네 인생은 아주 사소해, 모든 걸 나한테 바쳤으니, 네 얘기는 항상 시시껄렁한 푸념에 불과했지, 너는 세상 다른 사람의 짜집기일 뿐이야. 그렇게 네 말이 그저 진지한 농담이라면, 내가 왜 귀담아 들어야 하지? 부탁이야. 지금 안고 있는 걸 버려, 그건 너의 짜집기일 뿐이야. 더러움으로 위안을 삼지마. 넌 지금도 충분히 더러워. 한 걸음만 더 가까이 와. 스스로에게 한계를 씌우지 마. 한 걸음만 더 가까이 와… 비록 네가 갇혀있어도… 네가 움직인만큼 공은 굴러가니까… 여전히 하늘은 새파랗지… 비가 올 것 같아.

이 글은 스프링노트에서 작성되었습니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