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원항체반응연습
AD 1906 (아폴리네르 쇤베르크)
이제야 그는 부적을 찾아냈다
사방팔방 온통 무채색(벽?) 어딘가 틈새
닥종이 주사 책갈피에 낀 마른 청개구리 때 묻은 만원 지폐 11000 고르게 으깨진 빛깔 수정 담뱃재 채찍
20세기 책들이 그의 머리 위로 쏟아져 내린다
부러진 성냥
불장난
야바위꾼의 재빠른 손길
짝사랑에 보내는 붉은 눈길
휘슬 불기 직전 축구 심판
손바닥에 박힌 동전 전기톱처럼
우렁차게 상처 남기며 태우리라
이제야 그는 촛불을 켠다
이제야 그는 촛불을 끈다
굳은 촛농은 얼어붙은 잿물처럼 녹아버린 활자들 머리 속에서
잘 갈린 스케이트 날처럼 시간을 미끄러져나가는 기념품
줄 잘린 단두대처럼 시간에 박힌 기념품
촛농이 흘러내리듯이
앉은 그는 조금씩 다른 각도로 둥근 부적들을 벽에다 굴린다
축구공처럼 구르는 그의 머리가 외친다 절대 쓰러지지 않도록
나머지가 일제히 답한다 예 어머니
양 골대가 붙어 있는 휘어진 그라운드에 선 선수 열하나 심판 하나
(혹은 열두 개의 공)
이제 그는 일어나
부푼 가슴에 고인 묵은 일기장을 꺼내어
갓낫아기를 씻기듯 소경 점자문을 읽듯 성냥불 붙이듯이
페이지를 넘긴다 스쳐가는 글씨들 활동사진처럼
얼굴을 표정을 대신하고 일기장에서
피어오른 먼지 방 틈새에서 나오는 빛에 프리즘 효과
그는 볼 수 없다 책갈피처럼 남겨진 지문도 부서지길 원하니까
이 힘을 너는 사랑한다 너를 펼치는 바람
(혹은 네 머릴 꺼트릴)
다시 그는 일어나 오늘 허락된 페이지를 펼쳐 적어간다
배후의 그로부터 나는 도망쳤다
내가 딛을 징검돌은 별자리 건반 아닌 컴퍼스형 지진계
그는 내 손짓 대신 목소리 대신 얼굴을 발밑을 파낸다
그는 나를 뒤집는다 그리고 얼굴을 확인한다
수음하듯 손가락에 걸린 CD에 비친
그는 편도선 잡힌 사람처럼 토하리라
(음악 레이저 믹서에 넣은 머리)
나는 어머니의 방에 있었고
(혹은 항원항체반응연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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