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퉁이에서 서성이다
이것은 처음의 음표, 처음의 단어, 처음의 문장.
단지 처음의 키스만이 나를 상처 입힐 뿐.
하지만, 그리움은 어디로 향하는가?
부끄럽게도 내가 지나온 길은, 폐허가 아니라, 미로가 되어 있다.
손을 대어 따라가면, 사랑하는 것을 만날지도 모르는― 견고하게 포위하고, 따스하게 안아주는, 손수 쌓았던 벽.
그러나 분주하게 도망치는 이에게는;
출구든 입구든, 혹은 벽을 부수든― 다 같은 것이다.
물론 그것은 여기에서나 통하는, 진리……?
이것은 처음의 음표, 처음의 단어, 처음의 문장, 그리고 처음의 사상:
이제, 그리움은 어디로 향하겠는가.
2003.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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