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8월 4일 월요일

인조나비

인조나비

 

1

꽃 하나 피어 있어요

사랑이 썩은 자리

달콤한 눈물이 흐르는 꽃이

뿌리 박혀 있어요

마음의 경계 한가운데

 

바람에 흩날리는 꽃잎에

그대 머리카락 향기가

꽃 하나에 나비 하나 만들까요

그대 머리카락 빗질하는 손가락처럼

나비는 바람 사이를

 

비행하고 있어요

엉킨 머리카락 몸체에

날개 대신 고운 칼날을 꽂은 나비가

부화도 변태도 필요 없이 죽음도 없이

바람엔 그대 땀에 젖은 머리카락 향기가

 

2

마음의 경계 위로 떨어져 내리는 꽃잎들 머리카락들 손가락들, 나비는 꽃에 앉지 않아요 나비는 꽃에 앉지 않아요 아픔을 앙갚음하지 않기에 나비는 꽃에 앉지 않아요, 바람엔 그대 땀에 젖은 머리카락 향기가……, 달콤해지는 눈물 떨어진 자리마다 꽃이 피어나고 뻗어나가는 뿌리만큼 마음의 경계는 넓어지고 바람엔 향기가 진해지고, 수백의 꽃이 마음을 움켜잡을 때 뿌리가 마음을 빨아들일 때 그 위엔 수백의 나비 바람에 지탱되어 떠다니지요, 마음의 경계 위로 떨어져 내리는 꽃잎들 머리카락들 손가락들 그리고 조각난 나비들, 바람엔…… 

 

3

그대에게 꽃다발을 드릴까요

마음의 경계에서 나비가 베어낸 꽃을

나비의 유일한 아픔이 자신이 해체되는 것이라면

그대를 사랑하도록 설계된 존재라면

그 때 마음은 어떻게 해체되어 있을까요

 

2003.11.30.

 

이 글은 스프링노트에서 작성되었습니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