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은 순간적인 착상이었다. 내가 나로 유지될 필요가 없다는 것. 나는 해방되었고, 동시에 추락하게 되었다. 단순히 여기엔 인과 대신 운동감이 존재하지만, 난 무엇이든 간에 움직일 수만 있다면 그걸로 충분했을 것이다. 많은 의심으로 나와 세상은 상처를 입었고, 우리는 서로를 동정하고, 아픔에 무뎌지고, 급기야 구별도 사라지게 되었다. 여기에 섹스나 죽음을 연상시키는 쾌락은 없었다. 내가 창조한 수많은 세상은 타인들이 만든 다른 이야기와 다를 게 없었다. 난 더 이상 도망치지 않기로 했다. 그러자, 내가 생각하던 모든 것들이 나를 추격하길 중지했다.
난 두 개의 거울 사이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빛을 상상한다.
또, 한 알의 오렌지를 만지며 내가 사랑했던 현실을 떠올린다.
결이 곱고 날씬한 이미지의 레몬을 좋아했었다. 그 날카로운 향기는 나에게 참을 수 없는 감정을 생겨나게 했다. 그에 비해 오렌지는 늙고 인간적인, 그리고 퇴폐적인 냄새를 손가락에 남겨 준다. 껍질을 벗겨낼 때의 적당한 번거로움과 불필요하게 질긴 속살, 대중적인 맛까지. 나에겐 무엇이든지 먹어버릴 수만 있다면 상관이 없다.
이 착상을 현실과 연결시키려는 미약한 노력과, 그것을 지워버리려는 엄청난 노력을 대비시킨다. 그가 돌아온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우리는 방문을 걸어잠궜다. 그는 간수처럼 방문들을 지나친다. 우리는 그를 무서워하지 않는다. 우리는 서로를 의식하지 않는다. 오직 그만이 예외. 우리는 그를 주시하지만 그는 아무것도 보지 못한다. 그가 주목하는 시간은 1초도 되지 않는다. 그가 보고자 하는 전체적인 패턴은 녹슨 기계처럼 허물어져 간다.
우리는 그가 돌아와서 기쁘다.
나는 다시 죽고 싶다는 기분이 들기 시작한다.
웃음을 참으려면 그렇게 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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