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0월 14일 화요일

서핑

 

나를 되찾기 위한 기습이라면 차라리 목을 조르는 편이 낫겠지

쐐기가 되지 못한 보드에 의지해 파고들면서 생각한다

왜 대가리를 물어뜯지 않았나...

대신에 난 들어가는 쪽을 택했고

계곡을 따라 흐르는 물줄기에서 성감대 비슷한 어떤 걸 만나

더 이상 구별할 수 없는 색깔들 밑에서

부서지는 물살은 그물이 되어

나를 수면으로 가두려 해

지나간 예언들을 읊으며

눈으로 상관없다 말한다 오히려

내 입술을 내 이빨로 뜯어먹기 수월해졌지

죄책감 소용돌이 탈진한 신체

이곳에서 녹는 소금과 맞먹는 전류가 너에게 흐른다면

합성조미료가 듬뿍 들은 음식과 이런 이미지가

너는 내가 보고 있지 않을 때

무엇을 하고 있는가에 대한

막다른 답을 줄 수 있을까

 

 

우리 진화는 끝났다고

더 이상의 주문은 없다고

 

 

대신

언제부터인가 난 숫자를 잊었고

말을 잊었고

내 친구와 가족과 사랑을

내 취향과 마음을

그리고 나를 잊었죠

 

 

그래서 믿을 수 있어요

내가 아직 할 말이 있다는 걸

이제야 실감이 나

 

 

나에겐 부서진 이야기가 있었어요

생각만큼 난 흥미롭지도 재미있지도 않아

서서히 아주 천천히 나이를 먹는 난

급속하게 죽어가고 있어요

 

 

내가 아직 할 말이 있다는 걸

당신은 믿을 수 있을까

아침이 되면 다 사라지는데

 

 

080929

이 글은 스프링노트에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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