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만 나무로 된 연필을 깎았지
기억은 흐릿한 전쟁
까마귀들이 하얀 바닥에 내려앉을 때
난 떠나고 싶었어 싸움 따윈 잊어버리고
대신 그대를 잊어야 했어
대신 그대는 노래를 불렀지
지금도 그대는 싸우고 기억하고
내 손을 잡아주고 있지
때때로 찾아드는 낯선 저녁
잠깐의 적막처럼 소리는 내 곁에
바람과 밤에 물들기 전까진
믿을께
난 네가 사이렌에 실려가도 놀라지 않아
좋아해 네가 할퀴어 놓은 오늘 밤을
난 좋아해 눈을 감으면 떠오른 빛
네 소리를 난 따라가고 싶지만
다시 떠나야 할 때가 되었어
잊어야 할 말이 떠올랐어
내 마음을 채우고 있는 누구인지
손 끝을 깎아서라도
그리고 난 다음에는
다신 찾지 않겠지
08.04.13
이 글은 스프링노트에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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