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0월 31일 금요일

베레니체의 미투데이 - 2008년 10월 31일

이 글은 베레니체님의 2008년 10월 30일에서 2008년 10월 31일까지의 미투데이 내용입니다.

꿈 70-18 & 나의 배꼽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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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이란 걸 본지 꽤나 오랜만입니다. 한 3-4년 된 것 같아요. 장르의 매력은 충분히 알지만, 의외로

재밌는 연극이란 좀 드물다는 느낌도 있습니다. 간접적으로나마 연극에 대해서 줏어들은 게 많아 그런

지도 모르겠군요. 옛날에는 삶의 스타일로써 연극이라는 매체의 성질이나, 극을 볼때 당시의 몰입도에

좀 치중하는 경향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땐 그랬죠.

 

이번 공연에서는 표현 매체로써의 신체에 대해 체험하고 싶었습니다. 위의 공연 소개란에서도 보이듯이

보이스 퍼포먼스(액트)라는 다소 생경한 말에, 느낌은 오지만 어떻게 구체화시켰을까, 궁금해졌거든요.

다소 개인적인 약점을 극복하고 싶다는 생각도 있었는데, 어쩌면 나라는 사람이 갇혀있는 이유는 고정된

이미지에 고정되어 있기 때문이 아닐까, 닥치고 분열은 내 재능이 아니다, 하지만 애초에 운동성을 갖고

있는 매체- 즉, 신체는 그런 고립성을 탈피할 수 있지 않을까, 랄까?

 

생각보다는 그리 충격적이지는 않은 공연이었습니다. 좀 더 의외의 혼합을 기대했었는데......

지금 보니까 두 작품 모두 주인공을 연기하신 분, 김진영 씨가 작가-연출을 함께 하셨군요.

극이 끝나고 좀 씁쓸해져서 관객과의 대화 시간에 남아있지 않고 나와버렸거든요.

 

하지만 연극이라는 장르의 한계에 대해선 조금 실감을 할 수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요즘은 시각적

미디어가 넘쳐나는 시대니까요. 극에서 사용했던 소재들은, 굳이 사람의 몸으로 무대에서 플레이

안하더라도, 애니매이션 같은 인공적인 그림으로도 그 이상의 효과를 낼 수 있었거든요.

연극의 매력은 현장감에 있겠습니다만, 동시에 그게 한계로 작용하기도 하죠. 만약 극이 보여주는

장치들로부터 관객들의 몰입이 실패한다면, 스크린으로 보는 영상보다 기술적으로 초라해질수밖에

없거든요. 미치도록 아름답게 보이는 열연이 아니고서야......

오히려 저에게는 극에서 쓰였던 소재들이 제가 보았던 다른 만화나 애니매이션에서 이미 충분히

흥미롭게 표현되었던 걸 보았던 경험때문인지, 극 자체가 파편화된 인상으로 남고 말았거든요.

가령 [꿈 70-18]은 미야자키의 어떤 애니에 나왔던 가오나시쯤 될까요? 움직이는 인형에선 오시이

마모루의 이노센스. 자신의 신체에 대한 통제력 상실은 두 작품 모두 보이는데 이토 준지가 떠오르

네요. [나의 배꼽이야기]의 배꼽은 버자이너로 대체해도 전혀 무리가 없어 보이는데, 중간에 쓰인

어머니께 떡을 내놓으라는 호랑이 얘기는, 아색기가 애니 버전에도 있는 얘기 아니었던가요.

 

이야기를 이길 만한 건 서커스밖에 없을까요. 아니면 음악.

 

하지만 몸이라는 매체의 매력은 즐겁게 볼 수 있었습니다. 극중인물이 자신의 신체에 대한 통제력을

상실하면서 자신의 신체와 대적해야 하는 모습은, 꽤나 충격적이면서도 마임같은 느낌이 났거든요.

역시 몸은 가상의 한계를 설정하고, 그 한계를 관객과 공유할 수 있다면, 감정이입에 있어서는 강도가

높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만 아쉬웠던 건, 관객의 시점의 문제이면서도, 배우의 자세의 문제.

가령 [나의 배꼽이야기]에서 주인공은 도입부에서 '일어서거나' '무릎을 꿇은채' 연기를 하는데,

누워있는 배우를 볼 수 있었다면 더욱 흥미롭지 않았을까요. 물론 연극무대는 관객의 시야가 한정되어

있기에, 무대 전체적인 공기의 흐름으로 관객을 몰입시켜야지, 특정한 오브제에 의존하는 것은 리스크가

부담된다는 얘기일수도 있겠네요. 그런 면은 첫번째 극에서 볼 수 있었는데요, 인간이 조종하는 인형은

아무래도 진짜 인간보다는 어색할 수 밖에 없거든요.

 

마지막에 씁쓸했던 것은, 결국 생명이 태어났기 때문이겠죠. 또한 그녀들의 욕망을 조정하는 건 남자라는

뉘앙스가 두 작품 모두 보여서 기분 나빴거든요. 간접적으로도 남성 인물은 극에 안보이는데 말이죠.

두번째 작품, 동물화되는 인간을 보는 경험은 흥미로웠어요. 극중 음악도 좋았죠. 그래서 몰입은 되는데,

그렇게 된 맥락은 이해할 수 없더군요. 어머니-법에 저항하면서 자신이 어머니가 되는건 무엇일까.

아마 개인적인 답의 차이겠죠.

 

 

 

 

 

 

 

 

 

 

 

 

 

 

이 글은 스프링노트에서 작성되었습니다.

시마다 마사히코 / 천국이 내려오다

 

이걸로 시마다 씨의 책은 네번째다. 운 좋게도 어느 분이 수집한 시마다 책들을 한번에 구할 수 있었다.

왜 고등학교 때 하루키만 알았는지 후회가 된다. 그를 알았다면 내 인생은 좀 더 변했을 거다.

뻔뻔해졌겠지. 하루키처럼 포즈를 취하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걸.

 

괴상망측하지만 품위를 잃지 않으려는 소녀적인 치기가 느껴져서 난 그를 좋아한다. 데카당을 말하는

사람은 많지만, 기운을 잃은 늙은이들의 추잡스럽고 구차해 보이는 행위나 언술들은 나에게 연민을

불러일으킬 뿐이다. 자신과 타인이 다를 뿐인데, 그걸 우월감으로 착각하는 자아도취 예술지상주의자도

정나미가 떨어지긴 마찬가지. 차라리 사드처럼 폭군이 되려는 의지를 보여줘라. 그럼 난 저항할테니.

위스망스처럼 변절자가 되어 봐라. 그럼 난 서커스장의 곡예사를 보듯이 응원해주겠다. 그것도 아니면,

다카하시처럼 절망과 폭소에 나를 집어 넣어라. 그 정도 기분이면 나는 나를 산산조각낼 보람이 생긴다.

 

하지만 시마다는 나에게 약간 다른 느낌이다. 그에게는 그리움을 떠올릴 수 있다. 그렇게 제멋대로면서

부드러운 면이 있다니, 부럽다. 어쩌면 내가 그를 조금 더 일찍 알았더라면 나는 내 이야기를 죽일 필요

까진 없었을지도. 내 부드러운 면은 다 죽어버렸다. 얼마 전에 니체의 만가를 다시 읽어 보았다. 솔직히

난 울고 싶었다. 수치심이 날 가로막지 않았다면, 그리고 그런 섣부른 동일화에 대한 경계가 날 망설이게

하지 않았다면... 그래도 난 나의 의지를 믿고 싶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것 중에 가장 아름다운 건 강한

감정이 느껴지게 하는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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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0월 30일 목요일

베레니체의 미투데이 - 2008년 10월 31일

이 글은 베레니체님의 2008년 10월 30일의 미투데이 내용입니다.

폴 비릴리오 / 시각 저 끝 너머의 예술

 

시각 저 끝 너머의 예술 - 현대예술의 위기 그 시지각의 소멸에 관하여 / 폴 비릴리오


그의 글을 읽으면 푸주칼이 떠오릅니다. 노련한 도살자는 짐승의 뼈를 다치지 않게 살을 발라낸다는 말이 있는데, 비릴리오에게도

어울리는 비유일듯 합니다. 다른 사람을 비슷하게 말하자면, 푸코는 회칼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과거를 되살려내어 현재의 모습을

떠올리도록 하면서 세세한 부분까지 들어내는 시각은, 아직 살아있어 보이는 싱싱한 요리를 보는 것과 같은 효과를 냅니다.

아직은 그가 발라낸 살을 보는 건 난감합니다. 보는 사람에 따라서는 끔찍하게 여길 수도 있어요. 마키아벨리의 글은 잘 단련된

남성의 근육을 닮았다고 누군가 말한 기억이 나는데, 그걸 좀 고쳐말하면 비릴리오에겐 죽은 사람의 근육이 보이거든요.

 

하나의 책을 다 읽었을 때, 여운처럼 어떤 이미지가 떠오를 때가 있는데, 이 책의 경우에는 한 알의 사과였습니다. 하지만 이 사과는

아무리 먹어도 배가 부르지 않습니다. 잘 만들어진 환영이기 때문입니다. 묘사도 완벽하고, 촉감과 무게도 느낄 수 있고, 심지어

깨물었을 때 과육의 맛이 느껴지고, 깨문 자국이 남기까지 합니다. 그리고 프로메테우스의 간장처럼 금세 재생되어 버리죠...

책을 덮고, 그런 사과를 손에 쥐고 말해봅니다.

그럼 이 다음에는 무엇?

그 사과가 지구만한 크기라면, 또 무수한 자신의 미니어쳐와 같은 입자들로 이루어져 있다면, 확대를 하거나 축소를 해서 보아도

똑같이 보인다면, 어느 방향과 어떤 시간에서 보아도 똑같다면, 그런 이미지가 비릴리오가 말하는 현대에 대한 캐리커쳐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현대인은 그 안에 갇혀있는 벌레쯤 될까요?

 

이 책은 비릴리오에 익숙한 독자라면 많이 들어봄직한 저자만의 용어들이 거침없는 문체로 총동원되는데, 과학기술과 각종 미디어

의 발전으로 소화불량에 빠진 현대예술에 대한 해부학적인 진단입니다. 동시에 예술이 그 시기를 살아가는 인간들의 목소리를 대변

하는 소통 매체라는 점에서 기술의 변화가 지금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어떤 사상적 기반을 형성시키는지, 또 그것이 올바른지

반성의 계기를 주는 건강검진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수많은 미디어에 둘러싸여 있습니다. 그것들이 우리를 대신하는 매개물이면서도 우리 사고 습관에 가담한다는 말도 일상적

입니다. 과거에는 본다는 행위에서 기회비용이 뒤따라야만 했다면, 이제는 아무 것도 소유하지 않고도 모든 것을 볼 수 있는, 오로

지 서비스 받는 고객으로서 각자가 원하는 것들을 얻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지불한 것은 어쩌면 주체성은 아닐지. 또한,

나라는  이름을 제외한 모든 것과의 차이를 인식하고 극복하는 매체가 예술과 정치로서, 저자에게는 동일하게 취급됩니다. 우리는

주체와 대상 간에 시간차가 제로에 근접하는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손쉽게 전지적인 시점을 얻을 수 있어요. 외국의 대사관 사이

트를 방문한다면, 80초안에 세계일주가 가능합니다. 하지만 그것은 거인의 큰 발걸음이 아니라 아주 작고 재빠른 전기 신호의 진동

입니다. 우리에 게 그런 간극은, 내가 어떤 모습으로 세상에 보여질까(존재할까)에 대한 의문은 어떻게 답을 내릴 수 있을까요.

 

일상적인 소통 수단으로 전달이 어려운 내용을 위한 대안으로서 예술을 바라보기에, 점차 1인 미디어가 기술적으로 손쉬워진 현시

대에 대하여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저로서는 저자의 염려가 복고지향적으로 비치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가 핵폭탄과 같은 수준으로

보는, 통제불가능할 정도로 마구 팽창하고 있는 기술의 산물로 웹이라는 매체를 통해서, 지금도 이렇게 글을 쓸 수 있는데 말이에요.

중생대 공룡이 호흡했던 공기를 지금 자신이 마신다고 느꼈던 시인의 상상력이나, 파리의 밤에 빛나는 모든 창문들 안에서 일어나

는 사건들을 남김없이 서술하고 싶어했던 자연주의 작가들의 소망은 충분히 실현되었습니다. 우리는 자신이 수십억 인구 중에 하나

라는 걸 알지만, 동시에 어디로든 연결할 수 있다는 것을 웹을 통해서 체험할 수 있습니다. 아주 미소한 시점과 전지적인 시점의

동시성. 저자에게 그런 상황은 빅브라더가 불필요할 정도로의 권태감에 빠질 위험으로 보이나 봅니다. 누군가를 지배하는 것조차

귀찮다고. 다만 가끔, 지배자가 된듯한 기분으로 세상의 환영을 둘러보는 경험으로 만족하니까요.

 

이제 예술은 이상적인 것에 대한 모방이자 예언이 아니라, 문명이 이룩한 기술이 대중화 직전의 임상실험으로써 혹은 비일상적인

체험을 통해 일상적인 것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자가치료법의 하나일 뿐일까요. 이 완벽해지고 있는 현실의 시뮬레이션에 다소

지루함과 불안감을 느끼고 있는 누군가에게 비릴리오는 의문거리와 자극제를 함께 줄 수 있을 겁니다.

 

 

 

 

 

 

 

 

 

 

이 글은 스프링노트에서 작성되었습니다.

2008년 10월 29일 수요일

베레니체의 미투데이 - 2008년 10월 30일

이 글은 베레니체님의 2008년 10월 29일의 미투데이 내용입니다.

강요

 

비 그친 밤 길다란 우산 지팡이 삼아 돌아가는 길

따각따각 소리 기분 좋다 손잡이가 목을 감싸는 느낌도

아무도 없는 차길 한가운데 우산살이 늘어나면 좋겠다

펼치면 하늘이 대체되게

 

내가 얼마나 비명을 참고 있는지 넌 모르지

마음 속 가장 아름답고 연약한 부분에게 말한다

여기에는 아무 것도 상관없어 오늘은 다 그쳤으니

그렇게 수줍음에 도망치려 하는 너도

 

새로운 별들을 목구멍에 감추고 잦아드는 음악

내 사랑이 끝날까봐 달리지 않는다

조금만 더 끔찍하게 내버려둘 수 없겠니

 

감추고 싶으면 날 위해 울어

너의 웃음 표정에 난 깨어난다

아주 무거운 것이 목을 조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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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0월 28일 화요일

베레니체의 미투데이 - 2008년 10월 28일

이 글은 베레니체님의 2008년 10월 28일의 미투데이 내용입니다.

CF

 거리에서 회개하라는 메시지를 담은 십자가를 짊어지고 다니는 사람을 보며,

그가 진 십자가의 무게를 가늠하다, '존경심'에 대해 떠올리게 된다.

 다음 세 대상에 대한.

  1. 그가 믿는 신
  2. 그 자신
  3. 자신을 제외한 타인

 

 셋 중 하나에 대해서라도 존경심을 갖고 있다면, 그러지는 못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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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0월 26일 일요일

베레니체의 미투데이 - 2008년 10월 26일

  • S H E E P C L O U D :: Of Montreal - Skeletal Lamping (2008) :(스크랩 솔식)2008-10-26 08:02:06
  • 어떤 이미지에 혐오감이 배어버리면 아무리 '섣부른 일반화'라든가 '자기반성'으로 직조한 천으로 포장을 하더라도 숨길 수 없는 냄새가 난다. 가령 내게 '술취한 아저씨'라면 전 인류의 20%쯤 말살해도 좋은…(남자혐오)2008-10-26 08:54:08
  • 0, 12, 17, 20, 24, 29, ??…(좋은나이 예쁜숫자)2008-10-26 08:59:19
  • 오늘은…(전시회 산책 강남현대미술관 메인만걸리네 ㅠ)2008-10-26 09:02:03
  • 사기 싫었는데..(요조 집에올때퍼플가야겠다 ㅠㅠ)2008-10-26 09:17:57
  • 봉준호 빼고는 다들 매니악한(대충 만든?;;) 경향이 강했지만(상대적으로 덜 어색해 보였던 건지도, 인접국가니) - 까락스&라방을 다시 본것만으로도 좋았던 ; 아직도 열심히 하는구나, 라는 느낌? 공드리 영화는 감성적으로 동의 못했지만, 3rd.. 나도흔들릴뻔;(me2movie 도쿄!)2008-10-26 22:07:45
  • 요조 [traveler]와 함께 자켓이 이뻐서 충동구매.(me2music grouper yozoh 6월10일 나온 것들 많다)2008-10-26 22:13:17
    Dragging a Dead Deer Up a Hill

이 글은 베레니체님의 2008년 10월 25일에서 2008년 10월 26일까지의 미투데이 내용입니다.

2008년 10월 25일 토요일

베레니체의 미투데이 - 2008년 10월 26일

  • 등단 (관련) 얘길 미투에서 먼저 듣는 난…(그래도문창과대학원은싫구나)2008-10-25 12:06:47
  • 결국 늦잠; 오늘은 이대, 중대 투어. 비릴리오 책과 전시회(아무거나?; 아직보지도 않았어ㅠ) 리뷰. 시마다 천국이내려오다 완독. 비디오데이터 스크립팅(제목-시간만), 마비노기 환생…; 그외예기치않은 소환에 끌려가거나 온라인쇼핑몰 위시리스트 비우기.(생체리듬의승리 주말계획)2008-10-25 12:27:37
  • 삶을 파괴하는 디자인은 폭력이다. '물건'이라서 그런가. 공리나 쾌락에 민감한. 디자인 자리에 글, 음악, 이미지, 무엇을 놓아도 마찬가지일까. 사회적 파급력은 둘째치고, 일단 내 취향에 대한 물음. 기사에서는 좀 비약적으로 쓰인 경구 같지만 ; 정신병원도 폭력이겠죠.(환경미화)2008-10-25 13:12:31
  • ㅠ ㅠ(me2sms)2008-10-26 00:26:58
  • 내가 '어른'에 대해 갖고 있는 컴플렉스 ; 쓸데없이 나이만 먹은 채 대접받으려 하는 인간 ; 나 자신에게 가장 두려운 미래.(인간최저)2008-10-26 02:04:59

이 글은 베레니체님의 2008년 10월 25일의 미투데이 내용입니다.

2008년 10월 23일 목요일

2008년 10월 22일 수요일

베레니체의 미투데이 - 2008년 10월 23일

이 글은 베레니체님의 2008년 10월 22일의 미투데이 내용입니다.

2008년 10월 20일 월요일

베레니체의 미투데이 - 2008년 10월 21일

이 글은 베레니체님의 2008년 10월 20일의 미투데이 내용입니다.

상대적인 적

 

확실히 난 혼자서는 못하는 타입. 조직이나 파트너에 기댄다기 보다는, 최소한 적은 필요하다는 말.

부정해야 할 것, 망가트려야 할 것, 죽여야 할 것, 바꿔야 할 것, 그런게 필요하나 보네.

 

최소한 혼자말이나 그리움만으로도 노래는 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혼자만의 춤은 자기도취는 그 순간 내가 느끼는 만큼만의 영역에서만 아름다울 뿐,

훗날 취기에서 깨어났을 때, 혹은 자신의 시야가 넓어졌을 때, 부끄러움이.

아마 나와 전혀 상관없는 누군가가 나를 본다면 그렇게 낯설지도 모르죠.

하지만 난 그걸, 자폐라면 추악한 어린이, 강요라면 악마라고 느끼니까.

 

하나이고 완전한 빛에 금을 내어 구분하고 파괴하는 걸 악마라고 했다는데,

모든 걸 연결하고 싶어하는 이 세상은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어하는 걸까.

애초에 목적이 존재하지 않는 프로젝트, 과거처럼 하나의 기치를, 대척점을 상대하지

않아도 좋은 흐름. 그렇다면 내가 던지는 질문들도 그 흐름에 영향을 주겠지.

최소한 내 자신에게는 말야. 나에겐 복종하고 싶은 진실도 없고, 부정하고 싶은

거짓도 없어요. 신도 악마도 다 가련할 뿐이고, 차라리 그렇게 되고 싶다고

생각하는 나는 조금 더 곤혹스럽게 살아가고 있는 걸요.

 

확실히 미움받으려면, 확실히 사랑해야겠지...?

 

사랑하는 건 나 자신밖에 없으니, 다른 대안은 찾을 수 없으니,

적이라도 생각할 수 밖에 없는 상황.

 

요즘 내가 가장 죽이고 싶은 것에 대해 말해보자.

난 순진함이 가장 싫어요. 왜냐하면 나를 부끄럽게 하니까.

무엇을 위해 난 있는 그대로 가만히 있고 싶어할까요.

그저 예쁜 척 흘러가는 대로 내버려두면, 일단은 편하니까?

아, 그 보다는… 일단, '믿고' 싶어하는 것 같은데.

 

내 육체의 확실성 만큼이나,

언제나 동일한 값을 가지는 감각만큼이나,

내가 판단근거로 삼고 있는 체험만큼이나,

그런 걸 대체할 정도로 강렬한 어떤 것이 있다면,

난 나를 트랜스 하는 것 쯤 아무것도 아닐 것 같은 데요.

 

다만, 그런 게 별로 없다는 게 흠이지.

꽤나 믿음에 요즘 굶주려 있는 것 같애.

 

나에게 자아란 게 있다면, 꽤나 비약적으로 출발했다는 건 인정해.

어쩌면 내가 좋아하던 것들의 짜집기에 불과하다는 것도.

하지만 난 그걸 내 근거로 뿌리내리기 보다는 다른 이미지로

치환하고 싶었으니까, 어디쯤엔가 실이 끊어졌는지도 모르겠다.

자신의 지평을 넓히고 싶다는 욕심만 있었지, 다른 지평과의 연계에

대해서는 무신경했으니까.

 

결국은 내가 믿었던 것들은 연기가 되어 사라진다.

음악은 감정이나 맥박을 확인시켜 준다.

그 역시 순간적인 파동이라 그걸 바탕으로 무언가 구현시키기에는

다른 언어가 필요해지거든요.

 

전요, 모든 자극에 순진하게 반응했고, 그럼으로써 호기심 많은 태도를

획득할 수 있었다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좀 더 싸늘한 방식이 필요해요.

그렇다고 내가 당했던 것처럼 폭력적인 방법으로 복수하고 싶지는 않아.

복수는 관계맺음에서 가장 저질이고, 난 솔직히 반전을 좋아하니까.

 

일단 가짜가 되는 방식이 있겠지. 끊임없이 자신을 스위칭하는 방식.

또 내가 '어디에' 있는지를 헤아려 보는 것도 있겠지.

또 현실을 대신할 만한 크기의 환영이 되는 방식도 있겠지.

그런데 여기엔 방향성이 없어서 맘이 껄끄러워요.

전 순진한 행동주의자는 아니거든요.

 

무엇인가 미워한다고 계속 되뇌이기.

사랑한다고, 아무것도 사랑하지 않는다고, 아무것도 필요없다고, 되뇌이기.

그런 차단 방식은 위험하거든요.

난 내가 냉소적으로 변하는 시간이 무섭고 부끄럽다.

 

순진함을 대신하여 베이스가 될만한 감정이 필요해.

 

이 글은 스프링노트에서 작성되었습니다.

2008년 10월 19일 일요일

2008-10-20 비몽


 

예전부터 느꼈던 건데, 김기덕 영화는 나를 화나게 한다. 먹고 싶지 않은 걸 억지로 삼키는 기분, 마치 강간당할 때와 흡사하다.

그에게는 보는 사람의 기분을 상하게 하는 재능이 있다고 간혹 생각했었다. 만일 그가 좀 더 웃길 줄 안다면, 좀 더 아름다웠다면

그런 폭력을 즐길 수도 있을텐데. 그 역시 스탠리 큐브릭 만큼이나 미쳤다는 점에서는 동의하니까; 근데 그는 템포란 걸 모르나

보다. 너무 우직해서 나같은 소녀 감수성과는 어울리지 않는다. 최근에 그가 썼다는 [영화는 영화다]는 그래서 조마조마한 심정

으로 재미있게 볼 수 있었는데…….

 

[비몽]의 영상은 아름답다. 다만 아름다운 동영상은 될 수 있을지언정, 아름다운 '영화'는 아니라고 느껴진다. 이나영과 오다기리

죠가 출연했다는데 어디 나왔는지 모르겠다. 여기에는 김기덕 냄새만 나지, 사람 냄새는 나지 않는다. 의도적인 거리두기라고 생각

될 정도. 한국적(동양적)인 분위기를 내는 소재나 설정이 많이 등장하지만- 인사동 대신에 차이나타운, 한복 대신 기모노, 목각판화

대신 18세기 식자공, 절 대신 이슬람 사원으로 해도 무방한 무국적인 배경 그리고 혈연지연학연 전혀 등장하지 않는 인물의 설정.

일본어와 한국어가 영화 속 인물들끼리 통용되도록 했으면서 오다기리 죠는 100% 일본인의 습성을 유지하고 있어, 사회적인 인간

이라면 느낄 문화적인 갭 따위를 가뿐하게 넘긴다. 게다가 영화에서 유일하게 등장인물 간에 마찰이 진행되는 이나영-오다기리 죠의

실랑이를 보고 있으면 연기를 하는 그들 모습이 귀엽게 느껴져서, 예쁜 인형들이네, 라는 생각까지.

예전에 소설에서 인간 대신에 사물로 이야기를 전개시키려는 시도가 있었는데, 딱 그런 소설을 읽을 때처럼 지루한 쇼크들이 이어지는.

[시계태엽오렌지]나 최소한 [카페 비너스]만큼이라도 엉망진창이면서도 호기심을 자극하는 부분이 있어야 하는데, 이건 뭐 음악은

상투적, 꿈-현실 간의 교차방법도 재연드라마와 다를 게 없고, 스토리텔링도 무지 불친절해서 감독이 보여주는 대로 끄덕끄덕하며

보아야 할 것 같은, 아리송한데 좀 불편한 심기가 보는 내내 이어진다.

 

뭐, 그건 좋다. 김기덕 영화에서 로맨틱이나 멜로를 기대한 건 아니니까. 또 이야기 대신 이미지를 강조한 영화라도 괜찮다.

작가주의에 충실한 비급 실험영화, 이니까. 셋 다 내가 좋아하는 코드인데 왜 이러지. -_-

 

지나친 자의식 과잉은 혐오감을 불러일으킨다. 그건 자기혐오와 동급, 나에겐. 그래서 이 글도 같은 감성으로 쓰고 있지만.

어차피 죽을 사람이 뭐하러 자해를 했나 싶다. 어차피 신내림 받아야 할 소녀-여성-인형이 뭐하러 저항했나 싶다.

전형적인 인물들만 등장하고, 강요된 과정과, 이미 예정되어 있는 결말. 종교와 동떨어져가는 세계가 그에겐 이와 같은 현실과

동떨어진 모습이었나? 그의 영화 속 현실은 오로지 자신의 욕망만으로 가득 차 있는데, 수갑이 당연한듯 사랑의 표상이 되고,

광기를 가둔 병원에서 탈출할 수단이 당연하게 죽음이고 - 그 이후는 어떤 만남이 당연히 예정되어 있고, 그걸 아는 그의 분신은

나비를 삼키는 모습을 탐욕스럽게 바라보고 있다. 그러면서 영화는 꿈이다, 라고 말하는 게 들리는 것 같다.

 

글쎄, 난 꿈을 꾸지 않아서 실감이 나지 않는 건지도 모르겠지만.

이 꿈풀이에 대해서도 더는 모르겠다.

 

이 글은 스프링노트에서 작성되었습니다.

베레니체의 미투데이 - 2008년 10월 20일

  • 4시, 과 부흥의 날.. (뭘 부흥?;;) 잠수타고 있는 졸업생이기도 하고, 선약이 생겨버렸다.(흑석동아트센터 25일)2008-10-19 12:51:15
  • ㅇㅇ(12명의성난사람들)2008-10-19 17:41:47
  • 영화는 영화다, 를 보고 좀 안심했었는데. 역시 김기덕 영화; 화나는 영화. 배우는 예쁜 인형. 투철한 작가-장인주의. 영상미 화려한 B급 영화. 우리나라도 무섭구나, 라는 이미지 메이킹에 일조할듯. 거의 누보로망 읽는 지루함과 쇼크를 함께.(김기덕 비몽 영화는 꿈이다)2008-10-20 01:15:01
  • 고마워 스펀지하우스(컨트롤 10월 30일)2008-10-20 01:30:40
  • 먹어도 먹어도 배부르지 않는 사과. 감각적으로, 인과적으로 (묘사나 표현은) 충분하지만 허기만은 가시지 않는다. 유령을 구겨보고 싶다는 의지에서 일단 시작.(me2book 비릴리오)2008-10-20 02:08:58
  • 확실히 닮았어. 변장의 용이함을 위해 얼굴의 굴곡을 깎아냈다는 닌자의 수법이 떠오른다. 입술이 없는데 어떻게 키스를 하냐고 묻던 인비저블 몬스터도 떠오른다. 어느 쪽이 더 뻔뻔한 걸까.(me2book 시마다)2008-10-20 02:17:12
    나는 모조인간

이 글은 베레니체님의 2008년 10월 19일의 미투데이 내용입니다.

2008년 10월 17일 금요일

베레니체의 미투데이 - 2008년 10월 18일

  • 지각이다(출근)2008-10-17 12:08:29
  • , 24일, 언젠가 보고 싶다고 생각했던 사람들. 좀 머네 근데…(byul)2008-10-17 18:49:44
  • 사랑을 하고 있으면, 샤워하는 동안 거울을 보게 된다. (나르시즘이든 뭐든) 요샌 눈을 감는 것 같다 ;(사랑 잊어버린 습관)2008-10-17 19:45:24
  • B&O의 BeoSound 5, 예쁘다… 지금 나에겐 이들은 그저 명품 레벨. 그렇게 보면 애플은 참 대중적인 브랜드. 아이팟 정도는 나도 갖고 있으니까.(마케팅 타게팅)2008-10-17 21:23:10
  • 푸코가 회칼이라면, 비릴리오는 푸주칼. 둘 다 뼈는 다치지 않게 하지만, 결과물도 도구도 조금씩 다르다. (흠.. 그러고보면 난 켄신식의 역날을 바라고 있는 것 같은데, 그건 뭐 그정도 레벨에서야 통하는 거짓말 아닌가 ;; )(문체)2008-10-17 21:28:50
  • 간만에 키상 한바퀴 - 일주일간 마비노길 안하니 금연도 할 수 있을 것만 같다 ; - 레벨 4에 환생하는 건 아무래도 아까워서리.(마비노기 mabinogi)2008-10-17 23:59:56
  • 일찍 자야지 - 오늘은 결혼식, 의식적으로 축하하러 처음 가보는 ; 아는 누나 결혼식이라니 다소 묘한 느낌. 일찍가서 일일용역할것 같은데 -_-(결혼식)2008-10-18 00:04:03

이 글은 베레니체님의 2008년 10월 17일의 미투데이 내용입니다.

untitled 2-1

 

내가 바라지 않는 꿈은?

  누군가 날 구해주는 것.

그 반대는?

  그가 날 망쳐놓는 것.

 

봐, 그러니까 난 도망칠 수 있게 되었어.

또 널 그리워할 수도 있게 되었어.

내 어떤 면은 희생되기도 했지.

더 이상 나를 대신할 존재는 어디에도 없어.

심지어 상품이나 가상세계에서도 찾지 못해.

 

글을 쓴다는 거. 무언가 말한다는 거. 표현해내기…

만족이나 행복, 소모나 확인을 위한 행위라고?

그리운 가치관이네, 라고 말하고 싶어.

솔직히 아직은 정말 그리워, 하지만 그렇게 말하는 이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

 

모두가 슬퍼하는 것보다는 한쪽이라도 웃는 게 낫지 않을까?

이 글은 스프링노트에서 작성되었습니다.

2008년 10월 16일 목요일

베레니체의 미투데이 - 2008년 10월 17일

이 글은 베레니체님의 2008년 10월 16일의 미투데이 내용입니다.

미디어 아트 비엔날레

전 순간적으로 그렇구나 라고, 혹은 한 10초쯤 들여다봐도 전혀 모르겠어 라고, 지나치고 싶은 사물들은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드라마가 있고, 음악이 있는 - 그걸 플로우라고 불러도 될까요 - 한 작품이 온오프될때까지 죽치고 지켜볼 수 있는 것들을 좋아해요.

시립미술관은 두번 갔었어요. 전체를 두번으로 나누어 봤는데 - 왜냐하면 최대한 한 작품이 있는 공간에 오래 머무르려다 보니깐
정신이랑 눈이 너무 지쳐서; 작업들이 다들 번쩍번쩍하니; 그렇다고 안내시스템이나 사전정보도 없이 그냥 부딪쳤기에- 그게 생생해서 좋거든요.

1층에서 본 [그림자 놀이]는 첫인상이 소위 말하는 프랑스 영화 같은 (누벨바그던가 - 그 중 하나 좋아했던 작품이 [나쁜 피]란 거였는데) 느낌이 나서 편하게 볼 수 있었어요.
그림자 놀이라면 보통 유희적이고 밝은 느낌을 갖지만 전 좀 그림자의 본질이나 이중성 같은 어두운 주제로 몰고 가는 경향이 있는데 -_-
작품은 서로 만나고 싶어하는 남녀의 스토리가 (역시 인간 내면의 양성성으로 볼 수도 있지만;) 연상되도록 진행되어서 호기심을 유지할 수 있었죠.
작품이 플레이되는 동안 흐르는 피아노 반주도 그림자의 동작이나 분위기에 적절하게 들렸고요.
또 보통 그림자 놀이하면 하얀 장막 뒤에 본체가 있거나, 커다란 스크린일 경우에는 빛 바로 앞에 본체가 있잖아요.
그런데 이 작품은 중앙에 하얀 장막을 걸어놓고, 하얀 장막의 양쪽으로 그림자들이 플레이 되지만- 장막 양쪽으로 반사각이 될만한 바닥의 위치에도 각각 그림자들이 보이거든요.
그건 네 개의 빔을 동시에 사용하는, 놀이에 있어서 룰 위반, 방식이었지만 그래서 오히려 재미있게 느껴졌거든요.
그림자들의 액션들도 은근히 귀여웠고 (가령 기다리다 약간 지루해졌는지 발가락을 쫙 펴며 기지개? 하는 여자의 모습이 기억이 나네요)
남자와 여자가 만나지 않는다는 원칙을 제외하고는 그외의 소품들은 전부 스위치가 가능하거든요.
탁자, 의자. 와인, 글라스, 담배, 재털이... 나중에는 그래서,
(...어쩌면 그저, 서로 술을 몰래 마시는 이야기로 볼 수도 있습니다. 단지 들키지 않기 위해 신경쓰는 사이...)
그 둘은 서로 전혀, 시간적으로도,  관계가 없는 사람들인데 단지 같은 공간에 존재하고 있다는 착각 때문에 어떤 이야기를 스스로 만든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3층의 [진동]은 아주 짧게 봤지만 (그때 좀 지쳐있었어요;) 그래도 인상에 강하게 남아서 몇자 적어 봅니다.
공포영화 같았거든요.
롱테이크로 넓고 황폐한 배경 멀리 건물 같은 게 무너지고 다시 일어나고 그때마다 우르릉 소리가 반복적으로 들립니다.
그리고 전혀 원근법 따위 신경쓰지 않는 사람(?) 형체들이 화면에서 사선으로 점점 다가옵니다.
안그래도 잡티 가득한 영상인데 그 형체들 속에는 악령에 빙의된 텔레비전처럼 혼잡한 무늬들이 진동합니다.
이 정도? 잠깐 봤습니다.
안그래도 전 진동이라는 키워드는 좋아하거든요.
제목은 나중에 알게 되었는데, 그게 물론 이렇게 글이 되도록 강화시키긴 했지만, 그냥 작품 자체의 이미지가 줬던 느낌으로도 인상 깊었어요.
음.. 실레의 그림이 좀 살이 쪘다고 해야하나? 베이컨의 그림을 애니메이트하면 그런 느낌이 될지도 모르겠네요.
어젠가, 앨리스 모임 후에 만화책방에서 극락사과왕 찾다가 품절이어서 (...) 오츠이치의 GOTH를 집었거든요.
GOTH란 키워드를 듣고 나서, 지금 생각나는 건데, 꼭 그런 이토준지처럼 속눈썹 예쁜 얼굴과 9등신 몸만이 고쓰는 아니구나;
빌렌도르프의 비너스도 될 수 있구나, 라는 복선이 된 개인적 경험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너무 개인적인 취향이었나요;

 

이 글은 스프링노트에서 작성되었습니다.

untitled 2

 

  그것은 순간적인 착상이었다. 내가 나로 유지될 필요가 없다는 것. 나는 해방되었고, 동시에 추락하게 되었다. 단순히 여기엔 인과 대신 운동감이 존재하지만, 난 무엇이든 간에 움직일 수만 있다면 그걸로 충분했을 것이다. 많은 의심으로 나와 세상은 상처를 입었고, 우리는 서로를 동정하고, 아픔에 무뎌지고, 급기야 구별도 사라지게 되었다. 여기에 섹스나 죽음을 연상시키는 쾌락은 없었다. 내가 창조한 수많은 세상은 타인들이 만든 다른 이야기와 다를 게 없었다. 난 더 이상 도망치지 않기로 했다. 그러자, 내가 생각하던 모든 것들이 나를 추격하길 중지했다.

  난 두 개의 거울 사이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빛을 상상한다.

  또, 한 알의 오렌지를 만지며 내가 사랑했던 현실을 떠올린다.

  결이 곱고 날씬한 이미지의 레몬을 좋아했었다. 그 날카로운 향기는 나에게 참을 수 없는 감정을 생겨나게 했다. 그에 비해 오렌지는 늙고 인간적인, 그리고 퇴폐적인 냄새를 손가락에 남겨 준다. 껍질을 벗겨낼 때의 적당한 번거로움과 불필요하게 질긴 속살, 대중적인 맛까지. 나에겐 무엇이든지 먹어버릴 수만 있다면 상관이 없다.

  이 착상을 현실과 연결시키려는 미약한 노력과, 그것을 지워버리려는 엄청난 노력을 대비시킨다. 그가 돌아온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우리는 방문을 걸어잠궜다. 그는 간수처럼 방문들을 지나친다. 우리는 그를 무서워하지 않는다. 우리는 서로를 의식하지 않는다. 오직 그만이 예외. 우리는 그를 주시하지만 그는 아무것도 보지 못한다. 그가 주목하는 시간은 1초도 되지 않는다. 그가 보고자 하는 전체적인 패턴은 녹슨 기계처럼 허물어져 간다.

  우리는 그가 돌아와서 기쁘다.

  나는 다시 죽고 싶다는 기분이 들기 시작한다.

  웃음을 참으려면 그렇게 해야만 한다.

 

이 글은 스프링노트에서 작성되었습니다.

2008년 10월 14일 화요일

베레니체의 미투데이 - 2008년 10월 14일

  • 다다는 죽지 않는다. 삶의 스타일, 개인의 제스처로… 만일 그가 누군가 되돌아가려고 하지만 않는다면. - 솔직히 난 되돌아가고 싶었는데, 돌아갈데가 없다;(마클레이 소닉유스 앨리스온 소리)2008-10-14 19:01:36
  • 이 책 보고 싶어졌다. 섹슈얼리티로 출발한(예전 지나쳤던 페미 생각도 나고) 고민이 현실로 나타났을 때, 아슬아슬한 이상적 모델일거라는 기대감.(뼛속까지자유롭고치마속까지정치적인 그런사람을만나야말이죠)2008-10-14 23:35:23

이 글은 베레니체님의 2008년 10월 14일의 미투데이 내용입니다.

서핑

 

나를 되찾기 위한 기습이라면 차라리 목을 조르는 편이 낫겠지

쐐기가 되지 못한 보드에 의지해 파고들면서 생각한다

왜 대가리를 물어뜯지 않았나...

대신에 난 들어가는 쪽을 택했고

계곡을 따라 흐르는 물줄기에서 성감대 비슷한 어떤 걸 만나

더 이상 구별할 수 없는 색깔들 밑에서

부서지는 물살은 그물이 되어

나를 수면으로 가두려 해

지나간 예언들을 읊으며

눈으로 상관없다 말한다 오히려

내 입술을 내 이빨로 뜯어먹기 수월해졌지

죄책감 소용돌이 탈진한 신체

이곳에서 녹는 소금과 맞먹는 전류가 너에게 흐른다면

합성조미료가 듬뿍 들은 음식과 이런 이미지가

너는 내가 보고 있지 않을 때

무엇을 하고 있는가에 대한

막다른 답을 줄 수 있을까

 

 

우리 진화는 끝났다고

더 이상의 주문은 없다고

 

 

대신

언제부터인가 난 숫자를 잊었고

말을 잊었고

내 친구와 가족과 사랑을

내 취향과 마음을

그리고 나를 잊었죠

 

 

그래서 믿을 수 있어요

내가 아직 할 말이 있다는 걸

이제야 실감이 나

 

 

나에겐 부서진 이야기가 있었어요

생각만큼 난 흥미롭지도 재미있지도 않아

서서히 아주 천천히 나이를 먹는 난

급속하게 죽어가고 있어요

 

 

내가 아직 할 말이 있다는 걸

당신은 믿을 수 있을까

아침이 되면 다 사라지는데

 

 

080929

이 글은 스프링노트에서 작성되었습니다.

자위

 

나를 어떤 상태로서 규정짓는다면

광속과 음속 사이에서 도망치고 있다고

난 빛이 되지 못한 채 그렇다고

소리도 되지 못한 채

진동하고 있을 뿐

 

 

나를 설명하는 이 글은 청사진에 불과해

하지만 어떤 시작이라는 느낌은 없지

오히려 왜성에 가깝나

 

 

그를 묘사하는 것은 어렵다

그에게는 이야기가 없다

그가 간직한 가치들은 낡아버렸고

너무 손때묻어 남들에게 보이기 부끄럽다

그가 말했다 나는 들었다

 

 

난 귀를 막고 말하고 싶어요

가슴속에 두근거리는 비명들이 아파요

슬픔이라는 형용사에서 낯설어지고 싶어

내 귓가에 미쳤다고 소리쳐 주세요

믿을께요 미안해요 말할께요

 

 

그가 시키는 대로

아무말도 하지 못하는 나보다는

울지도 웃지도 못하는 것보다는

나아요

 

 

08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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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디오

 

모서리가 벗겨진다 닳아간다

세계가 상자라고 믿었던 사람들이 죽는다

빈틈으로 밀린 새로운 이들은

서로를 갉아먹기 시작한다

이빨을 맞추는 키스

입술이 사라지고

얼굴이 사라지고

살과 뼈와 신경이 대체된다

그리고 이빨이 사라진다

뒤집힌 마우스처럼 죽는 사람들

검시관은 언제나 중력

복부가 열리고

마음이 개방되고

의식이 연결되고

에너지로 격상된 허무

 

 

파란 하늘에서 수많은 별빛과 먼지를 본다

눈꺼풀 속 실핏줄만큼 가깝게

각막에 떨어진 미생물만큼 생생히

 

 

그 얇은 커튼 너머 비치는 너의 그림자

오랫동안 풀어보지 않았던 내 마지막 생일선물

과대포장을 싫어했었다

 

 

081006

이 글은 스프링노트에서 작성되었습니다.

그들의 조직에서

 

나를 안하지만 나의 친구 극단적으로 말해야겠지

너의 눈 속에 비치지 않는 나를 실감해

물과 기름의 사이에서 엇비슷한 상태에서 착각했어

냄새로 원자를 맡는다고 착각했어

머리 속에 프랙탈이 있다고 착각했어

조직에 감정이 보인다고 착각했어

우리는 더 이상 같지 않다고

 

 

내 사랑

주식시장의 확고함만큼 너를 사랑해

네가 나에게 투자할 정도로 과부하에 돌입했다면

서로의 라텍스 장갑을 꼭 잡은 채

오래된 환락가를 산책해보자

거품과 같은 빛 추억이 우리에게 비누방울이면

미끈한 체액은 단지 농도의 차이일 뿐

아무리 흔들어도 섞어지 않아

 

 

내가 아는 모든 난민들 그 국민들의 나라 이름을

하나씩 소리내어 불러봅니다

침묵할 수 없는 사람에게 이야기를 주세요

나를 구걸하는 무리의 끄트머리에서 난

나보다 앞선 만큼에 비례해서 살의와 갈증을

용서하세요 내 혀에 침을 뱉어 주세요

 

08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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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백사진

 

마술처럼 속삭이는 숫자들. 내 이미지가 다이어트 중인 것처럼, 그들은 서로를 비추어본다. 거울의 쪼개짐은 무한정이라 생각하지 않니? 얇게 벗긴 손톱에 베인 입술로 침묵하는 너, 빛에 노출된 필름에 닿은 너에게 입맞춤을, 속삭이는 혀를 읽는다. 구김선만큼의 아픔, 구김살 깊숙히 파묻혀 있는 나, 담배 연기를 맡으며 배시시 웃는다. 재를 떨어트려 색칠을, 신비를 얻은 숫자들로 창조된 음악, 움직임, 피하지방이 타들어가는 소리, 벽을 타고 전해지는 열기. 차가운 피가 추락하듯, 바닥에 닿은 등.

완벽한 테러는 증발이지 않니? 벽을 밟은 채 발을 맞대고 선 우리.

 

08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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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위

 

가차없이 그대 원하는 길을 가라, 따라잡지 못하는 풍경은 내가 기다린다. 가능함 불가능함 모두 손금 들여다보듯 읽도록, 지문을 지워라. 완전범죄의 꿈, 그러나 예술적인 범죄 한 건 보다 버려진 선행 하나가 더 끈질긴 법. 쓸모없는 타협보다 나쁜, 쓸모없는 반항으로 길러진 노예들이 그대를 뒤쫒으리. 발걸음은 느려도 상관없다. 단, 손은 소매치기처럼 가벼워야 한다. 추적자들의 칼과 지갑은 숨겨져 있으니.

전쟁이 시작되었다. 나는 제자리가 맞춰지길 기다린다.

나를 대신하는 이는 이제 인질,

내 사랑이... 선포된다.

 

 

08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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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판화 - 여흥

 

악몽을 꿈꾼다. 꿈 속의 꿈, 꿈꾸지 않는 자의 꿈.

내일은, 내일도... 난 나를 사랑하고, 또 미워하겠지. 그때도 난 꿈꾸기 좋아하는 널 미워하겠지. 내가 널 가질 수 없기에...?

아니, 아니야.

그건 이미 나야. 다만 그로써 충분한, 너처럼은 될 수 없기 때문이야.

너를 사랑하고 싶어. 나보다 더 사랑해.

더 이상 널 찾을 수 없을 정도로 널 사랑해.

제발, 제발, 제발... 내가 네 이름을 떠올릴 수 있도록 해줘.

내가 널 부르는 소리가 네 이름에 닿도록.

 

 

낮에는 최첨단의 폭력

그리고 경건함 아침저녁 아주 잠깐

나머지는 코미디

 

 

이렇게 광고를 했지...

유흥의 밤, 내 눈이 생기를 띠는 시간, 개들의 부르짖음, 질퍽한 흙길로 떠내려오는 그림자, 모두의 이빨이 드러난다. 나는 왜 가만히 있는 거지? 대신 내 손가락을 믿어봐. 물어뜯어!

해리식 풍속, 뜻 모를 이미지들에게로 돌진.

코코로이즈, 어쩌면 막강했을지도 모르는 조상들에 대한 열병.

혹은 조문, 너희들의 음울한 행렬까지 지켜본 결과를 말할께.

왜 이제야 너희들이 생각났는지, 여기에는 아무도 없는지.

보이지 않는 오피스 파티션, 더 이상은 구별 못하겠어, 오히려

10년만에 되돌아온 고향처럼, 설레어 미칠 것 같애.

이 기분 보존할 수 있겠어? 수백년만에 달린 리플 같애.

 

 

울고 싶을 정도로 기쁜 K, 방부제로 눈을 씻는다.

화학적 바다로 나아가는 배 갑판 위에서 찍은 사진,

뼈가 드러나는 손가락 사이로 보이는 치아,

그 검은 뿌리만큼 깊은 부패.

 

 

080510

이 글은 스프링노트에서 작성되었습니다.

sugar free

 

게으름을 초콜릿처럼 삼키고

무기력한 껌을 뱉어비리고

내일이 두렵지 않다고 말해봐

 

 

모든 스케줄과 아이들과 친구들을 삭제해

기분 좋게 낮잠에서 깬 직후인듯

자신을 봐 낯선 유품처럼 만져봐

이윽고 기분만 빼고 다 좋은 하루임을 알겠지

 

 

우울함을 말하는 건 잠들기 직전에나 해

지금은 깨끗해 햇빛에 잘 말린 세탁물처럼

갈증에 좋은 커피블렌드 한 모금

언젠가는 철 지난 유행처럼 보일

 

 

누가 반응보다 창조를 우위에 두었지

이걸로 충분해 소용없는 준비야

고백할께 사실 기다렸어 널 그리워할만한 크리티크 NO. 911

내일이 오지 않아도 상관없다고 말할께

 

 

싸움은 시작되지도 않았는데

죄다 걸어버린 느낌

 

08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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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GB

 

끝없는 나열, 누군가 눈에다 한 낙서가, 색채의 판별선을 필사적으로 지워나간다. 축하한다 말하고 싶지만, 남들은 나를 상처입었다고 여기리라. 경계, 신경질적인 악수, 에 무관한 사람인양 화를, 의존성을 폭발시킨 채. 피아와 울음을 잃어버렸다. 낯선 평화, 낯선 저항들, 의외로 손쉬운 변절자들, 이어진다. 그럴수록 나를 일개 유저로 한정시킨다.

다음은 어느 슬픈 결혼식에서의 노래.

 

낯설고 두려움에 사로잡힌 채 우리는

서로의 과거 연인들이 모인 자리로 걸어갑니다...

우리는 서로의 손을 꼭 잡은 채

과거와 미래의 그리움과 스와핑을 합니다...

그렇게 태어난 사랑스러운 아이들, 우리는

서로를, 자신을 잃는 법을 가르치겠죠...

 

노래가 끝났다. 그 전에 연인들은 떠났다. 그리운 한 사람씩 한 가지 색, 빈 커플들의 자리마다, 잠재된 색을 상상한다. 심리적인 폭로, 그녀가 울고 있다. 잃어버린 아이를 찾아서, 지옥으로 향하는 계단을 오르내리며, 오르페우스처럼 그녀를 스쳐야 한다. 뒤돌아보지 않을 것이다. 흑백의 농담만으로 구성되는 이 공간에서, 그녀만이 유일하게 설정된 모순이자 한계. 명확한 대비로, 눈을 깜빡일 적마다 느껴지는 그녀에게 작별을 적의를.

그녀에게 선물한 스케치 한 조각.

 

무거워지는 눈꺼풀은 단두대, 산산조각난 아이를 삼킨 목,

몰려드는 혈액 눈꺼풀 안쪽 실핏줄 검게 도드라진 선.

 

08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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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메라.BAT

 

아름다운 그남자는 길잃은 늑대

그의 간지러운 장광설을 나는 좋아합니다

함께 차 한 잔 어때요 - 나의 별들과

비명과 포효에 어울리는 풀빛 체취에 취해

슬픔과 공포로 수놓은 밤하늘 아래

그를 기다리는 시간 동안 너를 생각하며

흘려보낸 눈물 속 떠오른 그는 나를 아름답다 말해줍니다...

 

 

꺼져가는 눈빛으로 그가 무너질 때

매듭이 풀려난 키메라처럼 드러난 살결 틈

그 비릿한 자리에 누울 수 있다면

너의 거친 말들도 발라먹을텐데

나는 그의 부드러운 면을 알아 그렇게 널 사랑해

 

 

아주 잠깐이지만

그가 버린 살과 노래는 나의 해골

그의 창백한 자화상은 나의 새로운 얼굴

그리고 그의 마지막 한숨과 같이 짙은 나의 첫키스에선

갓 끊은 탯줄 맛이 났습니다

 

 

혹은 오래된 눈물 자국 냄새

깍지낀 두 손이 서로 낯설어질 때

얼음눈물로 만든 바느실로 우리들을 이어봅니다

그의 아이콘을 그리지는 못했지만

그의 맛을 생각하며 별들을 한땀씩 찌르다 보면

부푼 달에서 너의 모습 선명해지네

 

 

네 수명만큼의 깊이로 가라앉은

나는 그의 낭만적인 그림자

 

 

08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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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위

 

 

세 명의 판사는 서명을 잊었다

서로에게 결정을 미루고 있었다

그들은 법과 하나였던 왕을 부러워했다

더 이상 법이 없이 살 수 없는 사람

 

 

시간이 되었다 망치를 세 번 내리친다

펜이 부러진다 얼굴이 구겨지고

검은 잉크가 흘러내린다 지켜봐

지워지지 않을 얼굴을 폴록의 작품처럼

 

 

색을 잃은 대신 배치를

최초에 경험했던 감정을 다시 

돌려줄 상품과 화폐의 왕에게

디자이너는 탄원했다

 

 

판사들이 공동성명을 발표한다

나눠가졌던 권한이 서로를 위협한다고

왕의 목을 자른 도구의 공개

디자이너는 거기 적힌 이름을 본다

 

 

Made in China

 

 

그는 자살한다

그들은 판결을 유예한다

그가 되살아날 때까지

내가 그 일을 잇기로

 

 

 

08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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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

 

사랑은 강박적이다 그건 사고였어요 무엇이 옳다 확신한 적 한 번도 없다 그런데 증거가 필요해요 아무것도 허용하지도 않았어 더 이상 얼굴을 알아볼 수 없어요 마음을 읽을 수 있다 믿는다 더 이상 새로워 보이지 않아요 최초의 원인이 생각나지 않는다 그래서 신비한 시작과 끝 증명은 시시한 이들의 몫 중간에 총력전이 되어야만 하나요 한 장의 계약서를 위한 허영

 

 

08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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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싫은 자신에게 오늘은

좋은 사람이 되기로 했어요

좋은 사람은 싫은데 사람들은

나를 칭찬해 주었어요

 

 

한번쯤은 이제 그만 미워할께요

실은 자신있게 미워하고 싶어서

나도 이따금 간단해지고 싶어서

그대로 하면 안되나요?

 

 

갖고 싶은 그대로

가질 수 없는 그대로

앙다문 입술처럼 숨겨둔 채

어딘지 모를 마음으로

 

 

모두 자신에게 말하고 있어요

거울이 깨질 때까지 키스하세요

나를 위한 날 나를 위한 말

아파도 좋으니까 건드려 줘요

 

 

미안하지만 이제 그만 미워할께요

그대는 그래도 고갤 끄덕여

사양하겠지만 난 동의하지 않아

더 이상 말하지 않을 거에요?

 

 

08.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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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 뱃속의 고양이

 

 

난 속도전이라 생각하는데 남들은 아니래

연필의 날카로운보다는 커터칼을 말하고 싶어

하지만 죽음 따위 소용이 없는 걸

번복하는 건 친구끼리 귓속말로나 가능한 일

그냥 잊어버리기로 해

다시 깎아낼 시간, 그저 침묵하기로 해

 

 

자기 매개체로서의 나라는 이름

조금은 덜 생각했으면 좋겠어

내가 신경쓰는 모든 성질들이

항상 나에게 긍정적이지는 않아

실행할 수 없는 명령에 대해

너는 어떻게 응하고 있지?

 

 

기억하지 못한다고 말하지는 마

꿈을 꾸지 않는다고 안심하다간

어느덧 소리는 비명만 남아

 

 

08.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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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몽타주

 

까만 나무로 된 연필을 깎았지

기억은 흐릿한 전쟁

까마귀들이 하얀 바닥에 내려앉을 때

난 떠나고 싶었어 싸움 따윈 잊어버리고

 

 

대신 그대를 잊어야 했어

대신 그대는 노래를 불렀지

지금도 그대는 싸우고 기억하고

내 손을 잡아주고 있지

 

 

때때로 찾아드는 낯선 저녁

잠깐의 적막처럼 소리는 내 곁에

바람과 밤에 물들기 전까진

믿을께

난 네가 사이렌에 실려가도 놀라지 않아

 

 

좋아해 네가 할퀴어 놓은 오늘 밤을

난 좋아해 눈을 감으면 떠오른 빛

네 소리를 난 따라가고 싶지만

 

 

다시 떠나야 할 때가 되었어

잊어야 할 말이 떠올랐어

내 마음을 채우고 있는 누구인지

손 끝을 깎아서라도

 

 

그리고 난 다음에는

다신 찾지 않겠지

 

 

08.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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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0월 13일 월요일

베레니체의 미투데이 - 2008년 10월 14일

  • 아직 계시네. 다 좋은데, 난 수면제는 싫다.(마광수)2008-10-13 21:55:58
  • 갑자기 생각나 버렸다. 좌절캐릭터를 어디서봤지라는 물음이 머리속을 맴돌다…(멋지다마사루 급좌절)2008-10-14 01:40:17
  • 내 머리를 리팩토링… 이야기 속에서는 거의 남이 해준다 - 혹은 흐름에 몸을 맡긴다. (과학 혹은 종교) 여기서 문제가 되는 건 방법론이 아니라 나에겐, 캐릭터의 성격. 스위치-회로-작용점이 아닌 스위치를 누르는 손가락에 연결된 주인의 마음. 결국 되돌아오는 의문?(애자일 사고방식)2008-10-14 03:19:51
  • 내가 읽는 책의 80%가 죽은 저자. 스스로에 대해 무서워질수록, 반면에 웹은 정갈한 묘지처럼 되어간다. (언젠가 현실에 대한 이 모든 이야기는 그렇게 되지 않을까) 어쩌면 그래서 80%의 살아있는 사람들이 만든 음악을 듣나.(목소리 공포 묘지)2008-10-14 03:30:14

이 글은 베레니체님의 2008년 10월 13일의 미투데이 내용입니다.

081012 박준혁&도나웨일 공연

 

어제는 꽤 우울했던 날이었거든요. 그 전날 했던 말들과 감정이 명확하게 기억이 나지 않은 채, 자신에 대해 기운을 낼 수가 없었어요.

답을 바랄 수도 없고, 되돌리고 싶지도 않고, 부정하고 싶지도 않지만, 어쨌든 도망쳤던 날이었는데,

어제 난 그 전날로부터 다시 도망친 채, 기억도 제대로 나지도 않으면서, 오히려 당시 강렬했던 감정을 좀 그리워하고 있었다고도 할 수 있을지도 몰라요.

시간이 지난 오늘은 그런 생각이 드는군요.

 

파스텔뮤직은 제가 참 좋아하는 레이블이에요. 처음엔 이름 그대로 조금 풋풋하면서 아련한 느낌의 인디 밴드들 위주였는데,

(상대적으로 하드해보이고 날것같았던 쌈지가 헤비메탈같았다면, 파스텔은 신스나 트립합같았다랄까? 지금은 이런 이미지만으로 구별짓기엔

정리가 안되는 상황이지만) 그러면서 트렌디한 수입음반들도 들여와 주는, 퍼플레코드와 함께 아주 고마웠던 곳.

 

또한 도나웨일은 군대생활땜에 한번도 콘서트를 못가서 내내 아쉬웠던 밴드라, 올해 하반기에 첫번째로 하는 콘서트기에 얼른 예매를 했죠.

솔직히 박준혁씨에 대해서는 공연 예매하며 최근에 출현하신 분이라는 거 정도로밖에 모르고 공연장엘 찾았구요.

 

마포아트센터와 재즈페스티벌과 인디밴드라는 다소 이상한 조합이었지만.

역시 그런 의혹을 싹 가시게 해 준 도나웨일의 무대. 사진 하나 찍을 겨를 없이 계속 듣고 있었어요.

라이브라서 특별히 달리 들리는 음악은 아니었지만- 보컬을 맡은 유진영씨- 예, 저는 도나웨일의 생명이죠. - 라는 자기소개처럼

당당한 따뜻함이라고 해야할까, 분명 기대했던만큼 제 환상을 채워주었던 무대였어요. 

2집의 곡들도 몇몇 들을 수 있었고, 새로운 곡들에 대한 기대치도 꽤나 업. 지금의 저로서는 이지리스닝할 수 있는 음악이 되겠네요.

 

사전정보 없이 만나본 박준혁씨는 참... 사람을 힘빠지게 하는 좌절모드 200프로 캐릭터였지만,

음악은 조금 달랐어요. 라디오헤드의 탐욕과 한국의 못이 만난 것 같은 느낌도 들더군요.

괜히 재즈페스티벌에서 공연하는 건 아니구나, 라는 생각에 의혹 해소.

공연 끝나고 시디 한장 사려고 했는데- 편의점가서 현금 찾아온 사이에 다 팔렸더군요.

그리고 산책삼아 퍼플까지 걸어가서 사려고 했는데 거기도 매진.

초도발매가 너무 적은걸까요, 은근히 인기가 있으신 걸까.

 

대신에 간김에 다른 시디- mu-ziq의 lunatic harness를 대신 사버렸네요.

그쪽은 지나가면 한장씩 시디를 사고싶어져서 요즘은 가고 싶지 않아요.

제대로 듣지 못한 채 지나가버리는 음악. 

읽어야 하는데 안읽고 쌓여가는 책처럼 답답하거든요.

 

그래도 어제는, 자신의 아름다운 마음을 추억할 수 있었던 시간이 있어서 다행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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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하며

 

만물은 연결되어 있다. 하지만 난 엮인 것을 좋아한다. 엮였다- 라는 건 좀 더 끈끈하고 불길한 울림. 또한 되돌릴 수 있을 정도로의 안도감이 있다.

단순히 연결되어 있다는 상태로는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는다. 그건 내 마음 속에서도 마찬가지다. 난 거기에서 어떠한 자세도 취하지 못하고 있다.

 

좋은 출발을 말하고 싶지만, 오히려 난 불안한 예감을 말하고 싶다.

 

여기에서 가시화되는 것들은 차츰 견고해지는 나만의 세계나 이론이 아니라,

유화처럼 점점 덧붙여가며 과거를 부정할수도 있는, 내 삶- 내 시간에 대한 독법 중 단층적인 기법이 될 것이다.

 

좀 편안하게 써보고 싶었는데, 잠깐 생각에 사로잡히다 보니 마치 나에게 말하는 듯 써버리고 말았다...

 

시스템은 내가 아니라도 이미 갖추어져 있다. 기술에 대한 태도를 정하기 위해? 숙고해 보는 것보다는 사용해보는 편이 더 빠르다.

무엇을 위한 빠름인지는 모르겠지만 -- 스스로에게 돌을 던져보며 어떤 흐름을 만들어보는 것도 좋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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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0월 12일 일요일

베레니체의 미투데이 - 2008년 10월 13일

  • 북카페들… 책보다 잘 수 있는 느낌이면 더 좋겠다 ㅎㅅㅎ(cafe 북카페)2008-10-12 23:06:32
  • 개인적으론 메모장 정도로 쓰고 있지만…. 미투데이란 거- 서로의 생각과 생활이 연결 가능한 자리, 라는 걸 소개팅 토픽을 보며 실감 ;; 작은 생각들이 모여서 어디까지 만들 수 있을지 궁금.(미투데이 미투소개팅토픽 토픽)2008-10-13 00:46:40
  • 법률은 매뉴얼에 가까울까 광고에 가까울까? 내 강박과 무관심의 대상이 되는 것들이 결핍에서 출발한 걸까. 묻어가는 묻혀있는 것들이 무서워진다. 그제도 터졌고, 아직 꺼지지 않았고, 아침이 되면 흙까지 다 태울 것만 같다. 잊겠지.(갑자기 Goth)2008-10-13 01:05:49

이 글은 베레니체님의 2008년 10월 12일의 미투데이 내용입니다.

2008년 10월 3일 금요일

베레니체의 미투데이 - 2008년 10월 4일

  • 지금 내가 고마워하는 발명품은.. 어린이용 위생용장갑.(손작은사람은어쩌라고)2008-10-04 00:11:01

이 글은 베레니체님의 2008년 10월 3일의 미투데이 내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