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월 15일 목요일

마리가 연주하는 음악



난 이제 되돌아갈 수 없는 기억 속에서 당신을 봐요. 작고 소란스러웠던 기억, 짧은 웃음, 이어지지 않는 장면들 속 우리.

어쩌면 난 마리를 사랑하지 않았을 거란 생각이 들었어요. 오히려 그녀는 세상의 모든 미움을 전부 받아내야만 했던 존재가 아닐까. 하지만 나까지 미워할 수는 없었어요. 어떠한 감정도 소용이 없는 나에게 형체를 부여해준 당신, 고맙게 생각합니다. 당신은 나를 불안하지 않게, 불안해도 좋다고 말해주거든요.

답이 생길리는 없어요. 후회하지도 않아요. 난 그녀를 계속 미워할 거고, 그렇기에 더욱 지켜야만 합니다. 인간을 제외하고는 모두 이해하고 있어요. 자신들이 분리되었다는 것을, 이 세상의 일부이면서도 보이지 않는 흐름에 휩쓸리고 있다는 것을, 난 그녀의 모습을 볼 수 있었고 세상의 소리를 들을 수 있었지만, 이젠 느낄 수 없어서 더 잘되었다고 생각하지만, 가끔은 그걸 이해하고 망각해버린 그들의 입장에서 느껴보고 싶기도.

남들 눈에 보이지 않는 걸 사랑하기. 그건 자신만을 사랑하는 사람과 닮아있군요. 의도하지는 않았겠지만, 그들은 세상의 규칙을 미워하게 될 수 밖에 없어요. 자신 외 다른 것이 될 수 없는 사람들에게는 그런 사랑이 세상에 대한 최선의 복수가 아닐까요.

마리의 음악에 비해서는 미약한 힘이지만, 적어도 덜 아름다운 장면들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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